코로나19 사태 이후 세계 최초의 프로 골프대회였던 KLPGA 챔피언십이 성황리가 끝났다.
투어 2년 차 선수들 간 우승 경쟁. 최후의 승자는 박현경(20)이었다. 박현경은 17일 경기도 양주 레이크우드 컨트리클럽 산길·숲길 코스(파72·6601야드)에서 열린 제42회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챔피언십(총상금 30억원, 우승상금 2억2000만 원)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를 묶어 5언더파 67타를 기록했다. 최종합계 17언더파 271타로 임희정과 배선우(16언더파, 272타)를 1타 차로 물리치고 메이저 퀸에 올랐다. 29번째 출전 대회 만에 일군 데뷔 첫 우승.
임희정은 3라운드까지 3타 차 단독 선두를 달리며 메이저 2승째를 노렸지만 1타를 줄이는 데 그치며 5타를 줄인 박현경에게 역전을 허용했다. 배선우는 이날 4타를 줄이며 대회 10년 만의 다승자 등극을 노렸으나 1타가 모자랐다.
세계 최초로 재개된 골프 대회. 미국과 일본에서 활약 중인 쟁쟁한 선수들이 대거 출전해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정작 우승 경쟁은 투어 2년 차의 신예 경쟁으로 압축됐다.
해외파 중에는 배선우가 공동 2위에 오른 가운데 김효주(25)가 이소영(23)과 함께 나란히 14언더파 274타로 공동 4위에 올랐다. 최혜진이 10언더파 공동 9위, 이정은이 9언더파 공동 15위를 기록했다.
코로나19가 재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무관중으로 치러진 이번 대회의 성공 개최는 방역의 승리였다. 대회장인 레이크우드CC와 주최측은 선수 안전을 위해 방역에 만전을 기울였다. 레이크우드 측은 관계사 르 메르디앙 서울 호텔의 핵심 인력을 TF팀에 합류 시켜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했다.
레이크우드가 자랑하는 특급 라운지 어반레인지를 선수들의 연습과 휴식 공간으로 제공했다. 64개 타석을 선수 당 하나씩 비운 채 거리두기를 실시해 감염을 막았다. 또한 2층 루프탑 테라스에 휴식공간을 조성해 탁 트인 야외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무관중 속에 미디어센터의 취재진 출입도 체온을 재고 문진표를 작성하는 등 철저한 관리로 만전을 기했다.
선수들은 확 줄어든 일정 속에 평소보다 더욱 치열하게 경쟁했다. 준우승에 그친 임희정은 "올해는 코로나로 인해 몇 개 대회를 할지 모르기 때문에, 목표가 오는 대로 기회를 잡겠다"고 다짐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바꿔놓은 풍경. 기나긴 겨울을 뚫고 한국여자골프에 봄이 찾아왔음을 알린 대회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
사진제공=KLPGA/레이크우드C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