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천천히 풀어야 하는 숙제, 데얀 사용법.
대구FC는 하나원큐 K리그1 개막 후 두 경기를 치렀다. 인천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로 2무를 기록했다. 인천과의 원정 개막전은 무득점 무승부 경기를 해 아쉬웠고, 포항과의 홈경기는 선제골을 내주고 끌려가다 천금의 동점골로 승점 1점을 따내 다행인 경기였다.
아직 선수들간 호흡이 100% 안맞는 모습이었고, 긴 기다림 끝에 치르는 실전이다보니 경기 체력 등에도 문제가 있었다. 하지만 두 경기 연속 패하지 않아 불행중 다행이었다.
대구의 두 경기를 보면 이 선수가 있고, 없고에 따라 확연히 다른 경기가 됐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야심차게 영입한 베테랑 외국인 공격수 데얀이었다. 인천전 데얀이 후반 도중 교체 투입됐는데, 갑갑하던 공격이 풀리기 시작했다. 포항전 역시 전반 공격이 풀리지 않자 후반 시작에 데얀이 들어갔고, 언제 그랬냐는 것처럼 후반에는 대구가 공격을 주도하며 동점골을 뽑아냈다.
지난 시즌 수원 삼성 소속으로 좋지 않은 구설에 휘말리기도 했고, 한국 나이로 40세가 돼 전성기 시절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겠느냐는 의구심이 생겼었다. 하지만 데얀은 데얀이었다. 폭발력은 떨어졌지만, 전방과 2선을 오가며 경기를 풀어주고, 에어리어 안에서 찬스를 만드는 움직임이 나쁘지 않았다.
데얀이 없을 때는 에드가와 세징야가 거의 보이지 않다시피 하다, 데얀이 들어가면 이 두 선수에게 공간이 생겼다. 그만큼 상대도 데얀을 인정하고, 그에 대한 견제를 한다는 뜻이다.
대구 이병근 감독대행도 데얀의 활약을 인정했다. 이 감독대행은 "경기에 투입되니, 연습할 때와는 확실히 달랐다"고 말하며 "인천전에서 30~35분 정도 좋은 플레이를 해줬다. 그래서 포항전은 출전 시간을 조금 더 늘렸다. 몇 차례 기회를 놓치기도 했지만 그래도 좋았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렇게 되면 이 감독대행 입장에서도 욕심이 날 수밖에 없다. 데얀을 선발로 출전시키는 방안을 생각해볼 수밖에 없다. 이 감독도 "선발로 투입해볼까 생각하지 않은 게 아니다"고 했다.
그렇다고 무작정 데얀에게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할 수도 없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불혹에 접어든데다, 지난 시즌 출전 시간도 많지 않았다. 갑작스럽게 풀타임 경기를 뛰었다가는 선수에게 무리가 될 수도 있다. 한 시즌 농사를 망칠 수 있는 것이다.
이 감독대행은 이에 대해 "당장은 선발로 출전시키는 것보다, 조커로 출전 시간을 조금씩 더 늘려가려고 한다"며 데얀 활용에 대한 방향이 잡혀있음을 알렸다. 이 감독대행은 "수원 삼성 코치 시절 데얀과 함께헤 선수의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 감독대행은 2018 시즌 수원 삼성 감독대행 경험을 했는데, 그 때 데얀이 수원에 있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