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공을 때리는 법을 알게 된 것 같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이 전날 인생투를 펼친 김민우에 대해 만족감을 드러냈다.
올해 데뷔 6년차인 김민우는 한때 한화의 미래 에이스로 지목받았지만, 오랜 부상을 경험한 끝에 다시 조금씩 날개를 펴는 선수다. 12일 KIA 타이거즈를 상대로 프로 데뷔 이래 최고의 피칭을 선보였다. 6회까지 KIA 타선을 노히트로 압도한 끝에 7이닝 1안타 무실점, 삼진도 생애 최다인 8개를 잡아냈다. 최고 구속도 148㎞까지 찍었다.
특히 한계 투구수가 임박한 7회 첫 안타와 볼넷으로 무사 1, 2루 위기를 맞이했지만, 최형우 장영석 유민상을 3연속 삼진 처리한 배짱이 빛났다.
한용덕 감독은 전날 김민우의 피칭에 대해 "거의 완벽했다"며 침울한 표정 속에서도 잠시나마 미소를 지었다. 그는 "사실 7회 위기 때 교체도 고민했지만 믿고 갔다"면서 "잘 막아낸 만큼 자신감이 붙었을 것이다. 앞으로 좀 더 기대해도 될 것 같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는 당분간 현재의 워윅 서폴드, 김민우 장시환 장민재 김이환의 로테이션을 이어갈 예정이다. 채드 벨 복귀 후에도 올시즌 특성상 더블헤더, 월요일 경기 등의 변수가 있다. 6선발의 활용도는 여전히 높다.
김민우의 구속은 지난 몇 년간 140㎞ 안팎에 머물렀지만, 올해는 데뷔 첫해마냥 최고 150㎞를 찍을 만큼 향상됐다. 전날 호투 역시 빨라진 직구 구속에 정교한 포크볼이 더해지면서 위력이 배가된 덕분이다. 구속이 오른 이유는 뭘까.
"(김)민우가 스프링캠프 때부터 구속이 올라왔다. 팔의 스로잉 동작 자체가 달라졌다. 힘으로 던지던 폼에서 좀더 공을 때리는 방법을 알게 된 것 같다."
이유는 역시 머릿속에 가득했던 부상 우려를 떨쳐냈기 때문. 한 감독은 "아무래도 자신이 겪은 부상 때문에 심리적으로 좀 위축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면서 "이젠 아프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공을 던지니 구속이 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날 경기에 대한 좋은 기억은 김민우까지다. 한화는 8회 구원 등판한 박상원이 나지완에게 동점 솔로 홈런을 허용, 김민우의 시즌 첫승을 날렸다. 9회에는 프레스턴 터커의 살짝 빗맞은 공이 2루타로 연결됐고, 이후 외야 플라이 2개가 이어지며 결승점을 내줬다.
하지만 올시즌 한화 불펜 운용에 대한 한 감독의 플랜은 그대로다. 당초 한 감독이 구상한 올시즌 필승조는 박상원을 비롯해 신정락 김진영 이태양 김범수 등이다. 이들 중 이태양과 김범수는 주말 키움전 3연패의 여파로 2군으로 내려갔다.
한 감독은 "어차피 올시즌에는 이 선수들이 필승조 역할을 해줘야한다. 결과가 좋지 않았을 뿐"이라며 "다시 똑같은 상황이 오더라도 (박상원을)내보낼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대전=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