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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에 가려진 전북 '히든' 중심 손준호, 최다 181회 그를 통해 볼이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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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K리그 리빙 레전드 이동국(41·전북 현대)은 '하나원큐 K리그1 2020' 개막전을 빛낸 주인공이었다. 전세계에 생중계된 경기서 수원 삼성을 상대로 후반 38분 헤딩 결승골로 '생존 신고'를 했다.

이런 '스타' 이동국에 가렸지만 전북 현대 개막전의 '숨은' 중심은 손준호(28)였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손준호는 공수 연결의 키 플레이어였다. 그를 통해 볼이 가장 많이 연계됐다. 가장 많은 181번(비프로11 분석 기준) 공을 주고 받았다. 손준호 다음은 풀백 이 용(155회)과 김진수(140회)였다. 이런 손준호의 그라운드 내 높은 비중은 비단 이번 개막전만이 아닐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2018시즌을 앞두고 포항에서 전북으로 이적한 손준호는 2년 연속으로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전북에서 빠르게 주전 자리를 잡았다. 2019시즌을 끝으로 중원을 함께 지켰던 선배 미드필더 신형민이 떠나자 손준호의 비중이 더 커진 것이다.

전북 모라이스 감독(포르투갈 출신)은 수원 삼성을 상대로 손준호를 단독 수비형 미드필더로 세웠다. 미드필더 김보경과 이승기를 손준호 보다 더 전방으로 배치해 공격적인 역할을 주었다.

이날 전북은 수비라인을 단단히 꾸린 수원 삼성 상대로 고전했다. 전반에 무득점, 후반 이동국이 결승골을 뽑기 전까지도 결정적이라고 할만한 위협적인 장면을 많이 만들지 못했다.

후반전, 전북의 전체 라인이 더욱 상대방 쪽으로 전진 배치됐다. 손준호도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갔다. 그는 코너킥으로 이동국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손준호가 상대 골문 쪽으로 바짝 붙여 차준 것을 이동국이 앞에서 잘라 머리로 돌려놓았다. 또 상대 미드필더 안토니스가 후반 29분 손준호를 막는 과정에서 퇴장당했다. 손준호의 발목을 밟은 것이다. 수원은 수적 열세에 놓이면서 잘 버텨왔던 수비라인에서 한 차례 밸런스가 무너진 게 실점으로 이어졌다.

손준호는 지난 2월 전북 클럽하우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지난해 전북 2년차였다. 첫 시즌(2018년) 보다 발전했다. 팀에 보탬이 됐다. 늘 새로운 시즌에 더 성장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지난해엔 마지막에 국가대표팀에도 가서 많이 배웠다. 올해는 더 기대가 된다. 올해 3년차로 팀의 에이스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전북은 2019시즌, 결과적으로 손준호가 아니었다면 리그 3연패를 달성하지 못했다. 손준호가 12월 1일 강원과의 홈 마지막 경기서 결승골(1대0)을 터트렸다. 그 승리로 전북이 마지막에 포항에 패한 울산 보다 승점은 같았고, 다득점에서 한골 앞었다.

신형민이 떠나면서 손준호의 그라운드 내 역할은 더 커졌다. 신형민이 좀더 수비적인 역할을 해주었다면, 손준호는 좀더 공격에 가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신형민이 없는 상황에서 손준호가 수비를 해야 하는 시간이 더 길어진 것이다. 중원에서 김보경 이승기가 공격을 좀더 매끄럽게 풀어주면 손준호의 부담은 준다. 그런데 공격이 안 풀리면 손준호가 바빠지게 된다.

전북의 이번 시즌 두번째 상대는 승격팀 부산 아이파크(16일)다. 손준호는 상대의 주요 경계대상이 돼 가고 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