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0.263 1홈런→0.417 3홈런' 지난해와 올해 초반 6경기에서 거둔 김재환의 성적이다.
두산 베어스의 4번타자 김재환이 산뜻하게 새 시즌을 출발했다. 지난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시즌 개막전에서 솔로 홈런을 쏘아올린 김재환은 7일 LG전에서 3안타 경기를 펼쳤고, 10일 KT 위즈전에서는 만루 홈런까지 쏘아올렸다.
타격감은 부산으로 무대를 옮기고도 이어졌다. 1회초 첫 타석에서 장원삼을 상대로 좌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적시타를 기록했고, 2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단타를 보탰다. 4회 세번째 타석에서는 시즌 3호 홈런이 터졌다. 두산이 5-2로 앞서있는 상황에서 점수차를 더욱 여유있게 벌리는 투런포가 나왔다. 김재환은 롯데 두번째 투수 송승준을 상대로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비거리 125m 2점 홈런으로 연결시켰다. 최근 2경기 연속 홈런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김재환은 롯데가 2점 차까지 추격해 온 7회초 김대우를 상대로 1타점 적시타를 추가해 더 달아나는데 힘을 보탰다. 곧바로 터진 오재원의 홈런때 득점도 올리면서 두산의 승리에 사실상 쐐기를 박았다.
김재환은 롯데전에서 4타수 4안타(1홈런) 1볼넷 4타점 3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단순히 안타가 많이 나오는 것 뿐 아니라 개막 이후 한경기도 빠짐 없이, 6경기 연속 타점을 올리고 있다는 사실도 4번타자로서의 존재감을 증명해준다. 김재환은 롯데전이 끝난 후 시즌 12타점으로 프레스턴 터커(KIA, 11타점)를 제치고 리그 타점 1위로 올라섰다.
김재환은 "운이 좋아서 안타가 많이 나온 것 같다. 가볍게 치려고 한다. 힘으로만 치다보면 안좋은 공에 스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확실히 작년과는 다른 출발이다. 2018시즌 홈런왕으로 '커리어 하이'를 기록했던 김재환은 지난해 타격 밸런스에 다소 부침이 있었다. 유독 시즌 초반에 잘 맞은 타구들이 잡히는 등 운까지 따르지 않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기 힘들기도 했다. 단순히 시즌 초반 페이스만 비교해보면, 지난해보다 올 시즌이 훨씬 더 좋다. 김재환도 "작년보다는 원하는 스윙을 하고 있다. 올해는 빗맞은 타구도 안타가 나오다 보니 아직까진 심적으로 편한 부분도 있다"고 이야기했다.
김재환 뿐만 아니라 리그 전체적으로 개막과 동시에 타자들의 페이스가 매우 좋다. 지난해보다 공인구에 대한 대처가 좋아지기도 했고, 컨디션도 좋은 편이다. 김재환 역시 "타팀 타자들을 봐도 다들 준비를 정말 많이 한 느낌이다. 타석에서도 훨씬 더 과감하게 치는 모습을 볼 수 있다"고 보탰다.
두산 핵심 타자들의 타격감도 좋다. 올해도 변함 없이 4번타자로 출장하는 김재환은 2번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3번 오재일과 더불어 공격의 중추를 맡고 있다. 둘다 꾸준히 찬스를 만들어내는 타자들이다. 김재환은 "앞에 타자들이 워낙 잘쳐주고 있다. 안타를 칠 뿐 아니라 타점도 올려주기 때문에 고맙게 생각한다. 물론 개인적으로는 앞에 타자들이 너무 잘하고 있어서 의식하지 않으려고 한다. 의식하면 조급해질 수 있기 때문에 최대한 내 페이스에 맞추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