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국내 연예인 최초 커밍아웃을 한 방송인 홍석천이 둔화됐던 코로나19를 다시 촉발시킨 이태원 클럽 사태에 대해 의미있는 소신 발언을 꺼냈다.
홍석천은 12일 자신의 SNS를 통해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다.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게 알려지는 게 두렵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하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태원 클럽 코로나19 확진 사태)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 무엇보다 아직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 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된다"고 걱정의 마음을 전했다.
이어 "물론 '아웃팅(본인은 원하지 않는데, 동성애자라는 사실이 다른 사람에 의하여 강제로 밝혀지는 일)'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이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자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다. 당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한다"고 부탁했다.
1994년 KBS2 '생방송 TV정보센터' 리포터를 시작으로 연예계 입문한 홍석천은 이후 1996년 MBC 공채 탤런트로 정식 데뷔해 드라마, 시트콤, 예능 등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고 2000년 국내 연예계 최초 커핑아웃해 화제를 모았다. 커밍아웃 후폭풍으로 한동안 방송을 중단한 그는 생계를 위해 이태원에 자신만의 특색있는 레스토랑을 연달아 차리며 사업가로 변신했고 동시에 SBS 드라마 '웬만해선 그들을 막을 수 없다'로 복귀에 성공, 성소수자에 대한 편견을 바꾸는데 큰 역할을 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홍석천은 지난 3월 신천지 신도 중심으로 국내의 코로나19 감염이 급속도로 퍼질 당시 자신의 SNS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그는 "너무들 한다. 신천지 분들. 제발 자진해서 검진받아라. 당신들의 믿음에 뭐라 할 마음은 없다. 그러나 당신들의 지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에는 화가 난다. 심지어 우선 검진도 해주는데 아직도 숨어있는 사람들이 이리 많냐. 검사받고 건강해져야 신천지도 나갈 것 아닌가. 앞으로도 안 나오면 당신들은 범죄다. 선량한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지 않나?"라며 분노했다.
사업가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코로나19 사태에 여러모로 직격타를 맞은 홍석천. 이번 이태원 클럽 사태도 빠지지 않았다. 홍석천은 이태원 클럽 사태가 터지기 전 의료진을 응원하는 '덕분에 챌린지'를 독려하는 글을 올렸는데 이를 이유로 한 네티즌은 "'덕분에 챌린지' 보다도 게이 모임에 관해 한 마디 해주시면 그게 더 효과적일 것 같다. 종교집단에는 그렇게 공격적으로 공개적인 장소에 표현하더니 게이 모임과 관련해서도 한마디 해주실 것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뼈있는 말에 직접 목소리를 낸 것.
커밍아웃 1호 연예인으로서 겪은 고충과 코로나19에 대한 우려를 담은 의미있는 소신 발언으로 또 한번 스포트라이트를 받게 됐다.
<이하 홍석천 입장 전문>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입니다. 성소수자는 기본적으로 자신의 정체성이 가족에게, 지인에게, 사회에 알려지는 게 두려운 게 사실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용기가 필요합니다. 오랫동안 이태원에서 자리를 잡고 있는 사람으로서 이번 일이 참 안타깝고 걱정스러운데, 무엇보다 아직도 검진을 받지 않고 연락이 안되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는 것이 가장 우려됩니다
물론 '아웃팅'에 대한 걱정이 크다는 건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그 무엇보다도 본인과 가족, 그리고 사회의 건강과 안전이 우선입니다. 다행히 '익명 보장' 검사가 가능하다고 하니, 지금이라도 당장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지금은 모두가 힘든 시기입니다. 그리고 모두가 이 사태에서 벗어나고 싶어 힘을 모으고 있습니다. 방역 당국과 의료진, 그리고 국민 한 사람 한사람이 쏟은 그동안의 힘과 노력이 헛되지 않게 지금 당장 용기를 내서 검사에 임하길 간곡히 권합니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