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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핫포커스]안정된 수비+강력한 공격, 행운까지 따라준 롯데의 개막 5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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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롯데 자이언츠의 질주가 무섭다.

KT 위즈와의 개막 3연전을 휩쓸었던 롯데는 지난해 정규시즌 2위 팀인 SK 와이번스에게도 2승을 거두면서 개막 5연승을 내달렸다.

지난해 48승3무93패(승률 0.340)의 처참한 꼴찌에 머물렀던 롯데지만 올시즌은 완전히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해 롯데는 우승 후보로 꼽히기도 했다. 이대호와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 등 내로라는 타자들이 많아 타격은 걱정이 없었던 롯데는 마운드만 잘 만들어내면 우승도 가능하다는 꿈에 부풀어 있었다. 하지만 아무리 타자들이 점수를 내도 더 주는 수비로 속절없이 무너졌다. 롯데는 유일하게 수비실책(103개)과 폭투(103)가 각각 100개를 넘겼다. 그만큼 많은 수비에서의 미스가 있었고 이것이 실점으로 연결되면서 분위기가 떨어졌다.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팀이 어려움에 처했다.

올시즌 롯데는 완전히 다른 팀이 됐다. 후반으로 갈수록 더 강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시즌 5연승 중에서 3승이 역전승이었다. 개막전서 첫 테이프를 극적으로 끊었다. 롯데는 5일 수원에서 열린 KT와의 개막전서 1-2로 뒤지던 7회초 딕슨 마차도의 역전 스리런포로 역전승을 거두면서 지난해와의 연결고리를 완전히 끊어냈다. 팀 분위기가 살아나기 시작했고 이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6일 2차전서 초반부터 터지며 낙승을 거둔 롯데는 7일엔 상대 선발 배제성에게 묶였다가 7회초 손아섭의 스리런포가 터져 또다시 역전승을 거뒀다.

8일 SK에 5회까지 1-6으로 뒤질 때만해도 상승세가 꺾이는가 했지만 롯데는 지난해의 롯데가 아니었다. 강력한 한방은 SK를 추격했고, 7회 3점을 뽑아 7-8까지 쫓았고 8회 마차도의 동점 홈런으로 결국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가 오른 롯데는 연장 10회말 안타없이 상대의 폭투 덕에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10일 경기에서는 0-0의 치열한 투수전 속에서 7회말 잡은 무사 1,2루의 기회를 놓치지 않고 득점으로 연결했고, 마차도의 쐐기 투런포까지 터져 5연승을 할 수 있었다.

5연승의 핵심 선수를 꼽으라면 포수 정보근과 유격수 마차도를 얘기할 수 있다.

지난해 롯데의 수비를 볼 때 모두가 불안감을 가지고 봤다. 위기의 순간에서 어이없는 폭투가 경기를 망치는 일이 많았기 때문이다.하지만 올해는 수비형 포수인 정보근이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면서 마운드가 든든해졌다. 아직 공격에서는 약한 모습을 보이지만 수비만으로도 롯데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여기에 유격수 마차도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마차도는 영입당시 수비는 메이저리그급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공격이 약한 것이 걸림돌로 지적됐다.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달랐다. 5경기서 18타수 7안타(타율 0.389)에 홈런 3개에 8타점을 올렸다. 홈런 3개의 영양가가 어마어마했다. 5일 개막전에서의 7회말 역전 스리런포, 8일 8회말 동점 솔로포, 10일 7회말 쐐기 투런포는 모두 팀 승리와 직결되는 것이었다.

'행운'도 따라주는 모습이다. 롯데는 9일 경기가 취소된 것이 다행이었다. 4경기 연속 어렵게 치렀고 불펜 소모가 많아 9일 경기에서 등판이 어려운 불펜 투수들이 있었다. 타자들도 접전을 펼쳐 체력적으로 조금 지쳤다. 게다가 선발이 장원삼이라 많은 이닝을 소화해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그런데 아침부터 비가 내려 경기가 취소되면서 10일 경기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7회에 점수가 많이 나오는 것도 선수들에게 희망을 던져주고 있다. 롯데는 5경기서 36득점을 했는데 7회에만 13점을 뽑았다. 9대4의 낙승을 한 6일 KT전을 빼고 4경기서 모두 3점 이상 뽑았다. 한국 야구대표팀이 8회에 점수를 내면서 승리를 했던 좋은 기억이 있듯이 롯데에도 '7회에 무슨 일이 일어난다'는 희망적인 자신감이 들어가기 시작했다.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이 빠져 있음에도 서준원 박세웅 등 젊은 선발진이 좋은 모습을 보이는 점도 긍정적이다.

수비가 안정되면서 강점인 타격이 살아나기 시작한 롯데의 초반 상승세는 '그저 반짝 활약이겠지'하고그냥 넘기기엔 너무 강력하다. 부산=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