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고졸 신인 투수의 어깨 위에 많은 것이 걸려있다. KT 위즈는 연패 탈출에 성공할 것인가.
KT가 개막 3연전에서 롯데 자이언츠에 일격을 당했다. KT는 5~7일 수원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3연전에서 3경기를 모두 패했다. 데스파이네와 쿠에바스 '원투펀치'를 가동하고도 결과는 패배였다. 특히 7일 경기는 KT가 3-1로 앞서고 있던 상황에서 7회초 손아섭에게 역전 스리런 홈런을 허용하는 등 패배의 충격이 한층 더 컸다.
첩첩산중이다. KT는 연패에 빠진 상황에서 8일부터 무대를 잠실로 옮겨 두산 베어스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부담스러운 지난해 우승팀이다. 작년 KT가 두산을 상대로 9승7패 우세를 보였지만, 9승 중 6승을 수원에서 거뒀다. 잠실구장 상대 전적은 8전 3승5패였다.
KT 선수단과 이강철 감독의 올 시즌 목표는 당연히 창단 첫 가을야구다.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시즌 초반 페이스가 무척 중요하다. KT는 지난해에도 후반기 선전했지만 개막 초반 열세를 끝내 뒤집지 못해 5강 진출에 실패했다. 작년과 같은 아쉬움을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예년과 다른 시즌 초반 승수가 필요하다. 어떻게든 최대한 빨리 연패를 끊어야 하는 이유다.
난관에 빠진 상황에서 KT는 8일 선발투수로 소형준을 예고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투수다. 이강철 감독은 일찌감치 소형준을 선발로 낙점하고 준비를 해왔다. 두산전 첫경기에 등판하는 것도 유력했지만, 팀이 3연패에 빠진 와중에 등판하게 될 것이라는 가정은 하지 못했었다. 여러모로 부담이 될 수 있는 등판이다.
하지만 소형준은 '차원이 다른 신인 투수'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키는 선수다. 스프링캠프와 연습경기에서 보여준 투구만으로도 전문가들이 "최근 등장했던 신인 투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재목"이라는 평가를 할 정도다. 투수전문가인 이강철 감독이 점 찍은 이유가 있다. 2006년 괴물처럼 등장한 신인 류현진 이후 첫 고졸 신인 10승 투수가 탄생하기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높다.
잠실구장에 선 소형준이 두산 타선을 어떻게 상대하느냐가 관건이다. 두산 타자들은 LG와의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하고, 타격감이 전체적으로 뜨거운 상황이다. 신인에게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또 좌타자가 많은 두산 라인업의 특성도 변수가 될 수 있다.
반대로 소형준에게도 유리한 요소가 있다. '생소한 투수'라는 사실이다. 아직 소형준과 두산은 맞대결을 펼친 적이 없다. 아무리 전력 분석을 했다고 해도 아직 한번도 상대하지 않은 투수를 상대로 난관에 봉착할 가능성도 있다.
팀의 연패를 끊어야 하는 상황에서 마운드에 오르는 소형준. 그의 공식적인 프로 데뷔전에 많은 관심이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