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척=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어제 경기 끝나고 (이)용규가 그런 말을 할 줄은 몰랐다."
한용덕 한화 이글스 감독이 심판 판정에 대한 이용규의 '작심발언'에 대해 "선수단과 따로 의논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한용덕 감독은 8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의 올시즌 4번째 경기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후배들에게 도움을 주려다보니 대신 책임지는(총대를 메는) 발언을 하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전날 이용규는 전날 SK 와이번스 전 승리 직후 가진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선수들이 볼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면서 "부탁 아닌 부탁을 드리고 싶다. 신중하게 잘 봐주셨으면 한다"며 소신을 드러냈다. 이렇다할 감정 표출 없이, 무례하지 않게 드러낸 진심이었다.
이에 대한 KBO의 조치는 신속했다. KBO는 8일 이날 경기에 참여했던 심판위원 전원(5명)을 '시즌 준비가 부족했다'는 이유로 9일부터 퓨처스리그 강등 후 재교육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용규에게 자제 및 재발 방지를 당부하겠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용규로선 한층 더 조심스러워질 수 밖에 없다.
한 감독은 '사전에 선수단 내에서 이야기를 나눴나'라는 질문에 "볼스트라이크 판정에 대한 불만이야 예전부터 있었던 것 아니냐. 서로 주고받던 이야기들이다. 올시즌 3경기에 국한된 것은 아니다"라며 "경기 끝나고 그렇게 얘기할줄은 몰랐다"는 속내를 드러냈다.
또 "심판도 야구하는 선수나 감독과 마찬가지로 '우리 야구'의 한 부분이다. 모두 힘을 합쳐 잘 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혹시나 하는 판정 불이익 우려에 대해서는 "심판을 포청천이라고 부르지 않나. 포청천처럼 똑같은 기준으로 해주는게 심판의 역할이다. 그렇게 믿는다"며 굳은 신뢰를 내비쳤다.
개막 3연전 위닝시리즈에 대해서는 "ESPN의 10등 예상이 우리 팀의 자존심을 건드렸다. 우린 이제 잃을 게 없다. 앞만 보고 달리면 된다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좋은 경기를 많이 보여드릴 수 있는 짜임새 있는 팀이 됐다"고 강조했다. '6할 타자' 송광민과 전날 이적 후 첫승을 올린 장시환, 주전 좌익수로 활약중인 정진호에 대해서도 "지금처럼만 해주면 좋겠다. 기대한 만큼 잘해주고 있다"고 칭찬했다.
고척=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