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시리즈를 내준 것보다 수비 실책이 더 뼈아프게 다가왔다. 수비에 구멍이 날 때마다 실점으로 연결됐다.
LG 트윈스가 개막 3연전을 1승2패로 마무리했다. 5~7일 잠실구장에서 LG의 홈으로 치러진 이번 3연전은 두산 베어스가 '위닝시리즈'를 가져갔다. 개막전에서 차우찬을 앞세워 완승을 거뒀던 LG는 송은범, 정찬헌을 선발로 앞세운 2경기에서 2연패로 힘없이 물러났다.
결정적인 장면에서 나오는 수비 실책들이 패인이었다. 무려 12년만에 선발로 등판한 정찬헌은 이날 3회까지 1점으로 나름 안정적인 투구를 이어가고 있었다. 그런데 4회초 예상치 못한 수비 실책이 정찬헌을 흔들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최주환의 땅볼 타구가 2루수 정근우를 향했고, 정근우가 깊숙한 곳에서 타구를 잡아 2루 베이스 커버에 들어간 유격수 오지환에게 송구했다. 그러나 송구는 뒤로 어긋났고, 2루를 멀리 지나 거의 좌익수 앞까지 흘러가는 실책이 됐다. 그사이 1루에 있던 주자 김재환은 3루를 돌아 홈까지 파고들었고, 타자 주자도 2루까지 들어갔다. 만약 제대로 처리가 됐다면 병살 혹은 최소 1루 주자를 2루에서 아웃시킬 수 있는 타구였다. 허망한 실책이 실점으로 연결됐고, 잘 던지던 정찬헌의 페이스를 깨고 말았다. 정찬헌은 계속된 1사 3루 상황에서 박세혁에게 우익수 방면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1점을 더 허용했다. 실책으로 실질적 2실점을 한 셈이다.
6회까지 3-7로 끌려가던 LG는 7회에 자멸했다. 수비 실책이 2개나 나오며 쐐기점을 내줬다. 1사 1루에서 김재환의 타구가 2루수 정근우에게 갔고, 바운드가 크게 튀는 타구를 정근우가 잘 처리하는듯 했다. 하지만 정근우가 글러브를 댄 위치보다 타구는 더 높이 튀었고, 결국 제대로 포구하지 못해 공이 등뒤로 떨어졌다. 이번에도 주자 모두 세이프. 1루 주자 오재일은 3루까지 들어갔고, 김재환도 1루를 밟았다.
LG 수비는 다음 상황에서 더욱 흔들렸다. 1,3루에서 최주환의 타구는 좌익수 김현수에게 잡혔다. 김현수는 1루주자 김재환의 진루를 막기 위해 유격수 오지환을 거쳐 1루로 공을 뿌렸다. 그러나 이번에는 유격수 오지환의 송구 실책이 겹쳤다. 공을 기다리던 1루수 라모스의 글러브가 아닌, 주자 김재환을 맞고 굴러가는 타구가 됐다. 결국 그사이 3루주자 오재일이 홈으로 들어왔다. 주지 않아도 될 점수를 잇따른 수비 실책으로 허용한 셈이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