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달 동안 고이 품어 온 아기를 드디어 만나게 되는 출산, 그러나 아이를 만났다는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갑작스레 찾아온 우울감으로 인해 당황하는 산모들이 적지 않다. 아이가 태어남과 동시에 너무나 크게 변해버린 삶, 작고 연약한 아기를 키워내야 한다는 부담감, 그리고 남편을 비롯한 가족들과의 관계, 혹은 본인조차 이유를 알 수 없는 등 원인도 매우 다양하다.
이처럼 출산 후 느껴지는 우울감은 산모 누구나 겪을 수 있는 당연한 감정이다. 하지만 이러한 우울감이 점차 심화된다면, '산후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육아에 있어 엄마의 역할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엄마의 산후우울증은 아기에게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그렇다면 산후우울증이 찾아왔음을 감지했을 때, 어떻게 대처해야 빠르게 벗어날 수 있을까? 우울증은 신체적 증상으로 좀처럼 드러나지 않다 보니, 산후우울증의 원인 또한 육아를 혼자 부담해야 하는 등의 심리적 부담감, 육아로 인한 경제적 부담 등 주로 심리적인 부분에 초점을 맞추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임신과 출산을 겪으면서 기혈이 쇠약해지는 것 또한 원인이 될 수 있다. 임신과 출산을 거친 여성의 몸은 매우 다양한 변화가 나타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체적인 신체 컨디션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이며 육아로 인한 피로, 스트레스로 인해 감정을 조율하는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서툰 육아로 인한 심리적, 신체적 스트레스와 밤낮 없이 두 세 시간 간격으로 이뤄지는 수유 등으로 몸의 피로가 쌓여 우리 감정을 조율하는 장기 '심장'의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것. 이로 인해 자율 신경계의 순환 또한 원활하지 않을 수 있으며 분만과정에서 발생하는 출혈과 어혈이 심장의 기능을 저하시켜 감정조절능력이 떨어지면서 우울감과 불안 신체적 피로감등이 심해질 가능성이 높다. 어혈이 심장을 자극해 혼란스러운 감정을 경험하기도 한다.
따라서 산후우울증의 치료 방법으로는 기혈을 보하고 어혈을 제거해 심장 기능을 안정시키는 방안도 고려해볼 수 있다. 흔히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들 하지만, 반대로 육체의 상태 또한 정신, 심리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자하연한의원 김가나 원장은 "정신적인 문제가 나타나는 것은 감정을 조율하는 장기인 심장의 기능이상과 밀접한 영향이 있다. 이러한 심장을 조율해 몸과 마음을 조화롭게 다스리면 우울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며 "단, 엄마의 몸 상태는 물론 모유를 통해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아이까지 고려해 처방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보다 세심한 처방이 가능한 곳을 찾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조언했다.<스포츠조선 doctorkim@sportschso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