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인간수업' 김진민 감독이 배우들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인간수업'(진한새 극본, 김진민 연출)은 돈을 벌기 위해 죄책감없이 범죄의 길을 선택한 고등학생들이 그로 인해 돌이킬 수 없이 혹독한 대가를 치르는 과정을 그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로, 그동안 외면하고 싶었던 10대들의 어두운 내면과 범죄를 전면에 꺼내오며 희대의 문제작을 자처했다. 그 결과 최근 성착취 논란 등으로 문제가 됐던 'n번방 사건을 연상하게 한다는 반응과 더불어 '파격적'이라는 호평까지 받으며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상태다.
김진민 감독은 그동안 '무법변호사'부터 '개와 늑대의 시간, '결혼계약'에 이르기까지 매 작품 섬세하고 깊이가 있는 연출력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켜온 바 있다. '인간수업'을 통해서도 기존의 학원물과는 달리 범죄물의 레퍼토리를 변주해내며 틀을 깼고, 범죄를 바라보는 네 명의 고등학생 캐릭터들로 강약조절을 하며 강렬한 이야기 장르에 힘을 불어넣었다.
김진민 감독은 7일 오후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인간수업'에 대한 궁금증에 답했다. 김진민 감독은 10대를 연기한 배우들에 대해 "극중 인물과 배우들의 나이가 훨씬 가깝기 때문에 배우들의 표현이 제 상상보다 맞을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했고, 배우들이 제가 생각하는 표현의 기준점을 넘어선다면, 저들을 따라가야 하는 게 맞지 않을까 처음부터 생각을 많이 했다. 캐릭터 면면을 봤을 때 보시는 분들이 어떤 면으로 저들에게 다가가게 될지, 배우들의 외모와 외양을 고민했다. 그들이 연기를 하면서 고민하고, 표현해나가면서 직업적 배우로서의 한계나 돌파하는 것들을 늘 고민하는 거 같아서, 어느 순간부터는 연기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겠구나 생각하며 촬영했다. 신에 대한 해석이 미진할 수 있지만, 그런 부분이 아니라면 배우들의 연기를 지켜보면서 크게 길을 잃지 않도록 하는 지점을 연출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 감독은 "답을 제시한다고 해서 저의 답이 전달될 수 없지 않나. 선배들의 연기를 보면서 디렉션을 받았을 거라고 생각한다. 모든 배우들이 그들에게 디렉터가 됐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진민 감독은 아내인 김여진과 '인간수업'을 통해 감독과 배우로 함께했다. 김 감독은 "아이들의 연기 때문에 가이드라인에 대해 도움을 많이 받았다. 거친 연출일 수 있기 때문에 여성 두 분이 주요 캐릭터고 남성 두 분이 주요 캐릭터인데 나이가 어리다 보니, 그런 친구들이 현장에서 받을 수 있는 피드백이 뭘까 생각했고, 정다빈 씨와 주현 씨와 어떤 식으로 연출로 접근할지 고민을 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조언을 많이 해줬다. 배우들에 대한 선배로서 애착으로 현장에서 힘을 많이 준 것 같다. 같이 한 배우들을 누구보다 아끼는 것은 그 길을 걸어온 선배들이다. 최민수 선배도 그런 역할을 해줬다. 박혁권 씨도 현장에서 기다림의 시간도 많았는데도 불평이 없이 애들을 위해 테이크를 더 해줄 때는 감사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네 배우에 대해 "이미지로 합당하다고 생각했고, 현장에서 한 명씩 현장으로 쏟아지고 만나면서 저 배우를 만드는 감독은 없는 것 같다. 감독이 혼자 그런 재주가 있는 게 아니고, 여러 스태프들이 아이들을 위해 역할을 해줬다. 현장이 편하다 보니 애들이 단계적으로 좋아졌다기 보다는, 편했던 것 같다. 생각보다 길을 빨리 찾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그게 제 생각과 맞아떨어졌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