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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 리포트]'12년만의 선발' 정찬헌, 복귀전에서 남긴 희망과 숙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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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4255일만의 선발 등판. LG 트윈스 정찬헌이 아쉬움과 다음 등판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남겼다.

정찬헌은 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시즌 3차전에 선발 투수로 등판했다. 최종 기록은 4이닝 7안타(1홈런) 3탈삼진 5실점(3자책).

무려 12년만의 선발 등판이었다. 고등학교를 갓 졸업한 신인 시절이던 2008년 정찬헌은 불펜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선발로 기회를 받기 시작했었다. 그리고 다음 시즌부터는 줄곧 불펜 투수로만 뛰었다. 정찬헌이 가장 마지막으로 선발 등판을 한 것은 2008년 9월 12일 목동 히어로즈전이고, 유일한 선발승은 그해 5월 20일 시민 삼성 라이온즈전이었다. 무려 4255일만에 정찬헌이 선발 투수로 다시 마운드에 올랐다.

그동안 류중일 감독은 공개적으로 정찬헌의 선발 전환을 밝히지는 않았었다. 다만 일본에서 열린 2차 스프링캠프부터 대비에 들어갔다. 지난해 허리 수술을 받은 이후 우여곡절이 많았다. 고질적인 통증 때문에 팔 각도를 살짝 내리기도 했다가 다시 올렸고, 선발 전환을 계획한 것도 수술 이후 연투가 힘들다는 판단이 크게 작용했다.

오랜만에 선발 투수로 막중한 임무를 짊어진 정찬헌의 투구는 절반 그 이상의 성공이었다. 더군다나 상대 선발은 올 시즌 가장 주목받는 외국인 투수 중 한명인 크리스 플렉센이었다. 상당히 부담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정찬헌은 두산 타자들을 상대로 밀리지 않는 투구 내용을 보여줬다.

1회초 호세 미구엘 페르난데스와 김재환에게 2루타 2개로 선취점을 허용했지만 이후 흔들리지 않았고, 2회와 3회에도 주자를 1명씩 내보내면서 다음 타석에서 곧바로 범타를 유도해내 위기를 매듭지었다. 4회에 추가 실점이 나오기는 했지만, 2루수 정근우의 수비 실책이 주 원인이었다. 무사 1루 상황에서 정근우의 송구 실책이 겹치며 결과적으로 2점을 더 내줬으나 완전히 무너지지는 않았다.

하지만 5회 결정적인 '한 방'에 물러났다. 정찬헌은 무사 1루 상황에서 박건우를 상대로 던진 139km짜리 직구가 뻗어나가는 타구가 되면서 왼쪽 담장을 살짝 넘기는 투런포를 허용하고 말았다. 5회 고비까지 넘겼다면 성공적인 선발 복귀전이었지만 마지막 오점이 남았다. LG 벤치는 피홈런 직후 투수를 김윤식으로 교체했다. 정찬헌이 다음 등판에서는 아쉬움을 만회할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