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잘던지길 바라죠. 우리의 희망인데…."
SK 와이번스 염경엽 감독은 경기전 리카르도 핀토에 대해 '희망'이라고 표현했다. 핀토의 위치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뜻. 핀토가 2선발로 안정감을 보여야 지난해 놓친 우승에 다가갈 수 있다. 또 전날 0대3의 완봉패를 당했기에 개막 2연패를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핀토의 호투가 필요했다.
핀토에 대해선 기대보다 걱정이 많았던 게 사실. 핀토는 청백전 5경기서 23실점을 하면서 불안했고, 연습경기에서도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했다. 염 감독이 "좋아지고 있다"라고 했지만 겉으로 보이는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정규시즌 첫 등판에서 핀토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6⅓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퀄리티스타트로 데뷔전을 장식했다. 최고 153㎞의 직구와 152㎞의 투심을 기본 무기로 장착한 핀토는 좌타자에겐 체인지업을 섞으면서 상대했다. 어이없이 빠지는 공이 더러 나오는 등 제구가 불안하긴 했지만 힘있는 빠른 공은 한화 타자들의 방망이 중심을 벗어났다.
1회초를 삼자범퇴로 가볍게 넘긴 핀토는 2-0으로 앞선 2회초 선두 4번 이성열에게 스트레이트 볼넷을 내주면서 갑자기 흔들렸다. 5번 송광민에게도 초구가 볼이 되면서 불안감이 커졌다. 하지만 빠른 공의 효과가 이때 발휘됐다. 2구째 몸쪽 150㎞의 투심이 볼로 들어갔지만 송광민이 헛스윙을 하며 스트라이크가 됐고 3구째 몸쪽 높은 150㎞의 투심에 다시 방망이를 돌렸고 3루수 정면으로 갔다. 3루수-2루수-1루수로 연결되는 병살이 완성됐고 핀토는 6번 김태균을 유격수앞 땅볼로 잡아내면서 다시 살아났다.
위기에서 벗어나자 자신감을 찾은 핀토는 3회초엔 8번 최재훈과 9번 하주석을 연달아 삼진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처리했고, 4회초엔 이용규-정은원-호잉에게도 11개로 삼자범퇴로 끝냈다.
5회초가 위기였다. 청백전과 연습경기에서 지적됐던 제구가 흔들렸다. 1사후 5번 송광민과 6번 김태균에게 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7번 정진호를 유격수앞 땅볼로 잡은 핀토는 2사 2,3루서 8번 최재훈과 풀카운트 승부 끝에 9구째 150㎞의 몸쪽 투심으로 3루수앞 땅볼로 잡고 무안타 행진을 이었다.
6회초엔 1사후 1번 이용규와의 승부가 중요했다. 이용규가 출루할 경우 한화의 상위 타선으로 찬스가 만들어질 수 있었다. 풀카운트 승부가 이어졌고, 핀토의 7구째 149㎞의 직구가 몸쪽 낮게 들어갔다. 이용규는 볼로 판단하고 서서 지켜본 뒤 1루로 걸어나가려했으나 김준희 주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해 삼진. 2번 정은원도 3구째 체인지업으로 우익수 플라이로 잡아냈다.
6회까지 노히트 노런의 좋은 피칭을 하던 핀토는 7회초 안타를 내주고 실점을 하며 교체됐다. 선두 3번 호잉을 유격수 플라이로 잡아낸 것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4번 이성열에게 2구째 144㎞의 바깥쪽 투심이 중전안타가 되면서 무안타 행진이 스톱. 이어 5번 송광민에겐 볼카운트 1B2S의 유리한 상황에서 던진 슬라이더가 통타 당했고 좌전안타가 됐다. 6번 김태균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나는가 했지만 정진호에게 150㎞의 직구가 가운데로 쏠린 것이 좌전 안타로 연결되면서 첫 실점을 했다.
핀토의 투구수가 94개까지 오르자 SK 벤치에선 바로 박민호로 투수를 교체했다. 박민호가 8번 대타 장진혁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내 이닝을 마쳤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