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투수 아드리안 샘슨(29)이 7일 재입국한다.
샘슨은 지난달 28일 구단의 양해 속에 고향인 미국 시애틀로 떠났다. 병세가 위독한 부친을 간호하기 위해서였다. 병세가 호전되면 당초 예정한 5일보다 일찍 귀국할 수 있도록 조치했다. 그러나 샘슨의 바람과 달리 부친은 결국 6일(한국시각) 유명을 달리했다. 야구계 관계자는 "샘슨 부친이 겪고 있던 병은 말기암이었다. 롯데 입단 뒤 병세가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안다"며 "샘슨은 부친의 임종을 확인한 뒤 곧바로 롯데 복귀를 준비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샘슨의 부친 사랑은 각별했다. 호주 스프링캠프 기간 부친의 병세가 위독해졌다는 소식을 접했다. 그러나 큰 내색 없이 굵은 땀을 흘리면서 KBO리그 데뷔를 준비했다. 지난해까지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선발 로테이션을 돌 정도로 뛰어난 커리어를 자랑하지만, 자신을 향한 팀의 믿음에 초점을 맞췄다. 국내 코로나 확진자가 폭증하던 3월 초 호주에서 귀국을 앞두고 있던 롯데는 외국인 선수들에게 특별 휴가 및 개인 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 샘슨 부친의 병세를 어느 정도 파악하고 있던 부분도 작용했다. 샘슨은 고심 끝에 동료들과 함께 귀국하는 쪽을 택했다. 외국인 선수라는 자신의 신분에 좀 더 초점을 맞췄다. 그러나 샘슨은 자체 청백전 및 연습경기 기간 부친의 병세 악화 소식에 적잖은 마음고생을 했다. 구단 관계자와의 면담 중에는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롯데 허문회 감독 및 프런트는 샘슨의 문제를 더 이상 미룰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일시 귀국을 추진하는 쪽을 택했다. 시즌 개막이 코앞인 시기에서 샘슨의 이탈은 롯데 마운드 전력 약화가 불가피한 부분이었기에 결정은 쉽지 않았다. 그러나 롯데는 '야구보다 중요한 것도 있다'며 샘슨을 격려했다. 샘슨은 이런 롯데의 배려에 적잖이 고마워했다는 후문. 부친상 절차를 시작도 하기 전에 귀국을 결정한 것은 이런 신뢰가 있었기에 가능한 부분이었다.
재입국 후 샘슨의 실전 등판까진 오랜 기간이 소요될 전망. 7일 귀국 후 2주 간의 자가격리 기간을 거쳐도 컨디션을 다시 끌어올리는 과정을 감안하면 이달 내 등판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롯데는 샘슨의 빠른 복귀를 위해 격리와 훈련을 동시에 실시할 수 있는 특별 공간을 마련했다. 모든 과정을 순조롭게 거친다면 5월 말 복귀도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지만, 개인 훈련의 한계와 여러 변수 탓에 속단은 이르다. 다만 샘슨의 조기 의지 복귀가 강력하다. 일시 귀국을 거치면서 한층 단단해진 충성심 역시 마운드 위에서의 시너지로 드러날 가능성이 있다.
수원=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