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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이슈]초반 무관중 경기가 새 외국인 선수의 연착륙에 도움이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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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무관중이 새 외국인 선수들의 연착륙에 도움이 될까.

조용한 관중석. 치어리더들이 응원전을 펼치지만 큰 함성과 박수는 없었다. 연습경기보다 조금 더 집중력이 높아졌지만 관중의 응원속에서 나오는 긴장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구단마다 관중석에 사람 그림을 씌우기도 하고 전광판을 통해 응원전을 펼쳤지만 이제껏 봤던 연습경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한국 야구 문화 중 가장 인상깊은 부분은 응원이다. 각 팀의 열정적인 응원은 외국인 선수들에게 항상 "최고"라고 듣는 부분이다. 관중의 응원이 빠진 KBO리그 경기는 제대로 된 경기라고 볼 수 없다. 양쪽 응원단의 치열한 응원속에서 나오는 안타와 홈런, 삼진의 쾌감은 지금 무관중의 조용한 홈런, 삼진과는 분명 다르다.

관중 응원에 익숙한 선수들에겐 무관중 경기가 긴장도를 떨어뜨리면서 경기력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지만 아직 한국의 응원 문화를 접하지 않은 새 외국인 선수들에겐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공교롭게도 개막전에 나왔던 새 외국인 투수 3명은 모두 나쁘지 않은 결과를 얻었다. 5일 개막전에 나온 10명의 선발 투수 중 새 외국인 투수는 KT 위즈의 오드리사머 데스파이네, 롯데 자이언츠 댄 스트레일리, SK 와이번스 닉 킹엄 등 3명은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하면서 제몫을 했다.

가장 인상 깊었던 선수는 데스파이네였다. 데스파이네는 롯데와의 경기에서 6이닝 동안 4안타 8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4사구가 하나도 없어 더 8개의 탈삼진이 빛났다. 투구수도 83개에 불과해 이닝이터의 가능성도 보였다. 11승을 거둔 라울 알칸타라와 이별하고서 데려올 정도로 에이스의 역할을 기대하고 데려온만큼 강렬한 데뷔전이었다. 5회 실점 장면을 빼면 그리 어려운 상황도 없을 정도였다.

데스파이네와 선발 대결을 펼친 롯데의 스트레일리는 100% 만족할 수는 없었지만 첫 등판으로는 합격점을 줄만했다. 5⅔이닝 동안 3안타 3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1회 무너질 수도 있는 위기에서 병살타를 유도한 장면은 꽤 인상적이었다. 투구수가 80개를 넘어가며 구위가 떨어지기 시작해 6회에 강백호에게 홈런을 맞은 것이 아쉬웠다. 나흘 휴식후 일요일 경기에도 나가야 하는 상황이라 투구수가 97개까지 올라 6회를 마치진 못했지만 실력을 보여주기엔 충분했다.

SK 킹엄은 유일하게 데뷔전서 패배를 기록했다. 하지만 새 외국인 투수들 중 가장 많은 7이닝을 던지면서 6안타 2볼넷 4탈삼진 3실점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87개의 투구수로 7회까지 던진 것 자체로도 에이스로서 합격점을 줄 수 있었다. 빠른 카운트에서 맞혀 잡는 능력이 뛰어났다. 구속이 조금 더 오른다면 김광현과 앙헬 산체스가 떠난 SK 선발진의 든든한 축이 될 수 있을 듯.

예전 이제껏 들어보지 못한 큰 응원에 부담을 느끼고 데뷔전을 망친 이후 제 실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퇴출 된 외국인 선수들이 더러 있었다. 외국인 투수들 중에도 멘탈이 약한 선수가 있는 것. 올시즌의 경우 관중이 들어오더라도 순차적으로 관중수를 늘리게 된다. 새 외국인 선수들에겐 한국의 응원 문화에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주는 셈이다. 코로나19로 외국인 선수 교체가 어려워진 상황. 새 외국인 선수들이 한국 야구에 연착륙하는 것이 꼭 필요한데 무관중 경기가 이들에겐 나쁘지 않은 조건이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