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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포커스]무관중 경기, 선수들은 정말 생소하고 힘든 환경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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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KBO리그가 코로나바이러스 사태를 뚫고 막을 열었지만, 사상 초유의 무관중 경기라는 변수를 맞았다.

5일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잠실 개막전에는 100여명의 내외신 기자들만 들썩였울 뿐, 양팀을 응원하는 팬들은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야구 메카' 잠실구장이 개막전에서 그것도 어린이날, 관중석을 비워놓은 채 경기를 한 건 역사에 남을 일이다.

KBO는 무관중 경기 시한을 정해놓지 않았다.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지침에 맞춰 관중석을 개방한다는 입장이지만, 당장 팬들이 야구장을 찾을 상황은 아니다. 빠르면 이달 중순, 늦으면 다음 달 초에 맞출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팀당 10경기에서 많게는 30경기 정도 팬들 없이 '그들만의 리그'를 벌여야 한다.

감독, 선수들의 성향에 따라 반응도 제각각이지만, 대체적으로 장점을 찾으려는 부분이 많았다. 4번째 도전 만에 개막전 승리투수가 된 LG 트윈스 차우찬은 이날 경기 후 "무관중 경기를 해보니까 힘이 안나는 부분도 있다. 그러나 위기에서는 조용하니까 휩쓸리는 것 없이 좋긴 좋다. 장단점이 있는 것 같다. 더그아웃 말소리가 다 들려서 '아 관중이 없구나'라고 느꼈다. 우리 쪽에서는 임찬규 목소리 밖에 안들리더라"고 했다.

이날 잠실구장 1루 응원석에서는 치어리더들이 선수들 테마송과 팀 응원가에 맞춰 열띤 응원전을 펼쳤지만, 평소 경기와 같을 리 없었다. 경기 전 류중일 감독은 "무관중이니까 게임 집중력 어떨지 모르지만, 개학이 6월 1일인데 그것에 맞춰 팬들도 야구장에 오시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그때까지 어떤 분위기인지 모르나 한게임 한게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류 감독은 개막전서 강호 두산을 꺾었으니, 무관중 경기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을 법하다.

인천에서 외인 투수 첫 개막전 완봉승을 따낸 한화 이글스 워윅 서폴드는 "처음엔 이상할 수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게임에 들어가니까 앰프도 틀고 치어리더들도 나와서 예전과 똑같지는 않았지만 예상보다는 덜 해 투구하는데 별 문제는 없었다"고 했다.

키움 히어로즈 손 혁 감독 역시 담담했다. 그는 "어린 선수에게는 좋다. 긴장감이 완화될 것"며 긍정적인 의견을 나타냈다. KT 이강철 감독은 "개막전인데 관중이 없다 보니 아무래도 긴장감이 높진 않다"면서도 "다만 경기를 치르면 달라질 부분"이라고 했다.

롯데 자이언츠 외국인 타자 딕슨 마차도는 "관중이 없다는 점은 확실히 아쉽다. 관중들로부터 색다른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느낌이 허전할 뿐이지 경기력에는 별 상관이 없었다는 이야기다.

분명한 건 '내 목소리'가 어디서든 들릴 수 있겠다는 주의감이 감독, 선수, 심판원들의 '언어 예절'을 상기시켰다는 사실이다. 노재형 기자 jhn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