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운이 없었지, 하지만 그게 축구인걸."
현재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토트넘 홋스퍼를 이끌고 있는 조제 무리뉴 감독의 별명은 '스페셜 원'이다. 스스로 만든 별명이다. 2004년 5월 FC 포르투를 유럽 정상에 올려놓은 뒤 EPL 첼시 감독으로 부임하며 첫 기자회견에서 스스로를 그렇게 불렀다. 이후 최고의 전성기를 보내며 정말 '스페셜 원'다운 커리어를 만들었다.
하지만 그렇게 대단했던 무리뉴 감독도 경기에 지고 운 적이 있었다. 그의 커리어를 통틀어 유일하게 운 경기는 바로 2012년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에서 바이에른 뮌헨에 승부차기로 졌을 때다.
온라인 스포츠 매체인 토크스포트는 2일(한국시각) 스페인 매체 마르카에 실린 무리뉴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해 "무리뉴 감독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았던 2011~2012시즌 챔스리그 준결승에서 뮌헨에 졌을 때를 돌이키며 '감독 커리어에서 유일하게 운 경기'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2011~2012시즌의 레알 마드리드는 엄청난 위력을 앞세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를 정복했다. 라이벌인 바르셀로나도 상대가 안됐다. 라리가 사상 한 시즌 최다 승점(100점)을 기록하며 32번째 우승을 거머쥐었다. 이 또한 당시 라리가 역대 최다기록이었다. 또한 홈과 원정에서 나란히 16승씩 도합 32승으로 역시 라리가 역대 한 시즌 최다승 기록도 세웠다. 시즌 최다골(121골), 시즌 최다 골득실(+89) 기록도 있다. 간판 공격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46골을 폭발시켰다.
이런 레알이었기에 챔피언스리그 우승도 눈앞에 있는 듯 했다. 무리뉴 감독은 FC포르투와 인터밀란에 이어 세 번째로 챔스리그 우승컵 획득을 노렸다. 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하게 뮌헨과의 준결승에서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것도 승부차기에서 믿었던 호날두와 카카 그리고 세르히오 라모스의 실축으로 패했다.
무리뉴 감독은 마르카와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불운했지만, 그게 축구다"라며 "호날두와 카카, 라모스는 의심의 여지없이 완벽한 축구 괴물들이었다. 하지만 (알고보니) 그들 역시 인간이었다"며 당시 간판 선수들의 페널티킥 실수를 감쌌다. 이어 무리뉴 감독은 "그날이 바로 내 감독 경력에서 유일하게 패배 후 운 날이었다. 아직도 뚜렷하게 기억한다. 아이토르 카랑카 수석코치와 내 집앞에 차를 세우고 함께 울었다. 우리의 베스트 시즌이었기에 (패배가) 더욱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