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말5초 국내여행 계획률 18%로 예년의 3분의2 수준
- 주 여행계층인 여성·미성년자녀 가정 가장 크게 감소
- 강원 · 제주 · 전라 등 인기지역 감소폭 작고 경상권은 커
- 주 여행층 · 숙박보다 당일여행 · 선호지역 등 재편 예상돼
최장 6일까지 쉴 수 있는 금번 4말5초 황금연휴 기간 국내여행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예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여행전문 리서치기관 컨슈머인사이트가 매주 수행하는 '주례 여행행태 및 계획조사'(매주 500명, 연간 2만 6천명)에 따르면, 이 기간 1박 이상 국내여행 계획 보유율은 18.3%로 최근 4년 중 그 수치가 가장 낮았다.
이는 야외활동에 대한 욕구보다 감염병에 대한 우려와 코로나19에 따른 경제 위축 등이 여행자 태도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컨슈머인사이트는 2017년 이후 4월 4주~5월 1주(2018년과 2019년은 4월 5주)에 1박 이상의 국내여행 계획이 얼마나 되는지를 분석. 전체 응답자 중의 비율을 계산했으며, 여행 출발 또는 도착일자가 해당 기간에 포함될 경우 여행계획이 있는 것으로 간주했다.
올 4월 2주차(13~19일)에 조사한 4말5초 기간 내 1박 이상 국내여행 계획 보유율은 18.3%로 나타났다. 전년(27.1%)과 재작년(26.4%)보다 8%p(포인트) 이상이 줄어든 수치로, 9일간의 황금연휴가 있던 2017년(37.3%)에 비해서는 절반 이하로 뚝 떨어졌다. 올해는 하루만 휴가를 내면 6일간 연휴를 즐길 수 있어 작년이나 재작년보다 여건이 좋음에도 오히려 3분의2 수준으로 줄어들어 코로나19의 영향력을 짐작케 했다.
최근 5주 동안 여행 계획률이 서서히 하락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4말5초 여행 계획률은 3월 말 조사까지 20% 초반을 유지했으나 4월 1주차(6~12일)에 18.2%(-2.8%p)를 기록한 이후 비슷한 수준이 이어지고 있다. 오랜 사회적 거리두기의 반작용으로 막연히 여행을 계획하다가 실제 기간이 임박할수록 자제하는 모습이다. 질병에 대한 우려, 경제적 곤란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4말5초 여행계획 보유자의 응답을 분석한 결과, 전년 동기대비 여성과 미성년 자녀를 둔 집단의 계획이 크게 줄어들었다. 여성은 전년 대비 7.4%p 줄어든 17.9%를 기록해 사회적 변화와 보건 리스크에 남성보다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향을 보였다. 비슷한 이유로 가족여행 수요도 크게 줄 것으로 보인다. 막내자녀가 초등생 이하인 경우 9.9%p 감소한 23.3%, 중고생 자녀를 둔 경우 9.7%p 줄어든 21.4%를 기록했다. 이들이 국내여행 주 소비층인 점을 감안할 때 앞으로 여행산업의 수요 변화도 예고 된다.
금번 연휴기간의 여행 예정지로는 강원(23.6%), 제주(19.2%)가 최상위권을 차지했고 전남(10.3%), 부산(8.6%), 경기(6.7%)가 뒤를 이었다.
강원, 제주 등 인구밀집도가 낮고 자연 친화적인 여행지는 전년 동기대비 여행 계획률이 증가한 반면, 인구 밀집도가 높은 서울과 코로나19 타격이 가장 컸던 경상권은 점유율이 줄었다.
소비자들의 여행패턴은 코로나19 전과 후로 완전히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도 전망된다. 컨슈머인사이트 김민화 연구위원은 "해외여행 대체 수단의 향방, 주 여행계층의 변화, 숙박 보다는 당일여행, 여행 선호지역 재편, 경제 위축에 따른 여행수요의 절대 감소 등의 의미 있는 변화가 현재 진행 중"이라고 분석했다. 김형우 관광전문 기자 hwkim@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