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코로나19로 인한 자가격리 중인 리버풀 에이스 모하메드 살라(27)가 한밤중에 홈 트레이닝을 하는 모습을 공개했다.
살라가 26일 인스타그램 라이브에 공개한 턱걸이 사진 하단에는 '02 40'이라는 숫자가 적혀있다. 새벽 2시40분에 훈련 중이라는 의미다.
언제 개막할지 모르는 리그 걱정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한 걸까, 자가격리 기간이 길어지면서 생활 패턴이 바뀐 걸까.
'미러' 등 영국 매체 보도에 의하면, 이는 라마단 기간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라마단은 이슬람력에서 9월, 아랍어로 '더운 달'을 뜻하는 용어로 이슬람 금식성월을 의미하기도 한다. 무슬림들은 올해 기준 4월 23일부터 5월 23일까지 한 달 동안 해가 떠 있는 동안 금식·금주·금연을 실천하며 기도한다.
라마단은 이집트 출신 무슬림 신자인 살라에게도 당연히 해당되는 의식이다. 그는 지난 24일 별모양 장식을 천장에 매달고 있는 사진을 공개했다. 별모양은 초승달과 함께 라마단의 대표적 상징으로 통한다. 그리고 현재 두 달 가까이 이어지는 자가격리로 인해 심신이 지친 상태지만, 훈련 시간대까지 바꿔가며 라마단을 치르고 있다.
2017년 여름 AS로마에서 리버풀로 이적한 살라는 지난 2018년 5월, 레알 마드리드와의 2017~2018시즌 유럽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라마단을 치르기 위해 대략 열흘간 금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기를 위해 금식을 중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지만, 측근을 통해 "금식이 경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뒤 금식 훈련을 했다. 금식의 영향은 아니었겠으나, 결승전에서 전반 31분만에 부상으로 조기교체되는 불운을 겪었다. 팀도 1대3 패배로 우승컵을 놓쳤다.
살라는 라마단이 종료되는 5월 23일까지 이 같은 패턴의 훈련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데, 리그가 재개되더라도 컨디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 같다. 프리미어리그가 빨라야 6월 중순 재개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6월 중순도 계획일 뿐, 누구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한편, 라마단 기간이라고 해서 모든 무슬림 선수들이 금식하는 건 아니다. 기니 출신 무슬림 이브라히마 트라오레(묀헨글라트바흐)는 지난 2017년 "하루 두 번 훈련할 때는 라마단을 지키지 않는다. 한 번 훈련하거나, 훈련이 없는 날에만 금식한다"며 선택적 금식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밝힌 바 있다.
터키계 독일인 메주트 외질(아스널)은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지금은 일하는 중이다. 라마단 단식을 지킬 수 없다"고 밝힌 뒤 독일의 월드컵 우승에 일조했다.
하지만, 지금도 많은 선수들이 "라마단은 우리와 신 사이의 약속"이라는 이유로, 유럽 시즌 클라이막스인 4~5월에 라마단을 꼬박꼬박 치르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