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올해는 10승 신인을 만날 수 있을까.
KT 위즈가 고졸 신인 소형준에게 5선발을 맡기기로 했다. 대형 신인이라고 해도 곧바로 선발 자리를 맡기는 것 요즘엔 쉽지 않은 일. 소형준의 좋은 구위와 나이답지 않은 운영 능력을 높이 평가한 이강철 감독이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소형준을 선발감으로 생각하고 키웠다.
소형준은 자신에 대한 기대치를 실력으로 보답하고 있다. 소형준은 21일 한화 이글스전에서 6이닝 동안 5안타 2볼넷으로 1실점의 호투를 펼쳤다. 최고 148㎞의 직구에 체인지업(135㎞) 슬라이더(135㎞), 커브(125㎞) 등을 섞었다. 전반적으로 낮은 제구도 안정적인 피칭을 가능하게 했다. 첫 연습경기라는 부담감이 심했을텐데도 자신의 페이스대로 던진 점이 인상적이었다. '차원이 다른 고졸 투수'라는 평가가 빈말이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신인왕 후보가 된다. 신인왕이 되기 위한 첫번째 요건은 꾸준한 출전이다. 5선발로 내정이 됐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기회를 얻을 가능성이 높다. 팀 성적이 초반에 좋다면 2018년의 강백호처럼 키우는 차원에서 소형준이 조금 부진하더라도 꾸준하게 선발 기회를 줄 수도 있다.
14년만의 신인 10승을 기대한다. 2006년 신인 중에서 류현진이 18승, 장원삼이 12승, 한기주가 10승을 올렸다. 이때가 신인 투수의 마지막 10승이었다. 얼마전까지만해도 신인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 사실. KBO리그의 수준이 워낙 높아지면서 신인이 1군 무대에서 뛰는 것 자체가 어렵게 됐다.
하지만 2017년 이정후, 2018년 강백호의 등장으로 신인 선수들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높아지기 시작했고 지난해엔 정우영이 신인왕을 차지하며 투수들의 가능성도 높였다.
14년만의 신인 10승을 2020시즌에 볼 수 있을까. 고졸 신인 투수가 10승을 하는게 쉽지 않다는 평가도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있고, 타 구단들의 현미경 분석을 이겨내기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소형준이 물론 잘던져야 하지만 선배들의 공격과 수비에서의 지원 사격이 꼭 필요하다. 승리는 투수가 잘 던진다고 해서 얻어질 수 있는게 아니기 때문. 실점을 하더라도 타자들이 더 많은 득점으로 승리를 안길 수 있고, 안타를 많이 맞더라도 수비가 도와줘서 실점을 최소화할 수 있다.
소형준 혼자 만들어가는게 아니다. 팀이 만들어야 할 신인 10승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