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올해 목표는 선발 140이닝이다. 앞으로는 강하게 던지기보다 제구에 보다 신경쓰겠다."
KIA 타이거즈 이민우(27)가 4선발 굳히기에 들어갔다.
이민우는 올시즌 맷 윌리엄스 감독의 뜨거운 기대를 받고 있다. 양현종과 애런 브룩스, 드류 가뇽에 이은 4선발로 사실상 낙점됐다. 투구 이닝이 길어져도 140㎞ 중반의 빠른 구속을 유지하는 능력에서 호평받으며 KIA의 '빅3'를 뒷받침할 투수로 이름을 올리고 있다.
23일 한화 이글스와의 교류전에서도 이민우의 가치는 빛났다. 이날 이민우는 선발로 등판, 5⅔이닝 동안 4피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특히 최고 146㎞의 직구를 앞세워 2회까지 병살타 2개를 이끌어낸 구위와 경제적인 투구가 인상적이었다. 3회까지 투구수는 단 35개에 불과했다. 노시환과 제라드 호잉에게 장타를 허용한 뒤에도 흔들리지 않고 후속타를 잘 끊었다. 직구와 슬라이더, 스플리터 외에도 체인지업과 커브까지 곁들이는 구종 소화능력도 돋보였다.
하지만 투구수가 80개를 넘어서며 고비를 맞이한 점은 향후 보완해야할 부분이다. 6회 2사까지 잘 잡아놓고도 베테랑 이성열과 김태균, 정진호의 노련한 선구안과 커트에 휘말린 끝에 3연속 볼넷을 허용했다. 결국 6회를 마치지 못한채 2사 만루, 투구수 92개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경기전 윌리엄스 감독은 이민우의 교체 시점에 대해 "특별히 투구수나 이닝을 제한하진 않았는데, 투구수 85개 정도를 보고 있다"고 답했다. KIA 벤치도 6회 마무리에 미련을 보이며 한차례 이민우에게 기회를 줬다. 하지만 볼넷이 거듭되면서 결국 투수코치가 두번째로 마운드에 올라와야했다. 결과적으로 KIA 벤치의 선택은 옳았다. 구원투수 고영창이 이해창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 실점 없이 위기를 넘겼다.
경기가 끝난 뒤 이민우는 "경기 초반 릴리스가 좋지 않아 제구가 좋지 못했는데, 이닝을 거듭하며 안정을 찾았다"고 이날 경기를 회상했다. 이어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낮게 들어가 위기에서 범타를 유도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민우는 몸에 맞는 공(1개)과 볼넷을 합쳐 총 6개의 4사구를 기록했다. 특히 6회 2사 후 3연속 볼넷은 옥의 티였다. 이민우는 "오늘 컨디션이 너무 좋아 강하게 던지려다가 힘이 너무 들어갔다. 다음 경기에는 제구에 보다 신경쓰겠다"고 강조했다. 5회를 넘어서며 급격한 체력 저하를 보인데 대해서도 "이제 선발을 소화해야하는데, 부족한 부분을 더 준비하고 보완하겠다"고 반성했다.
올시즌 이민우의 목표는 '선발 140이닝'이다. 정규이닝(144이닝)에 가깝게 소화하며 윌리엄스 감독의 신뢰 하에 4선발로 자리잡고픈 속내가 담겼다.
이날 KIA는 7회초 유민상의 2점홈런까지 터지며 6대0으로 앞서갔지만, 경기 막판 한화에 맹추격을 허용한 끝에 6대6으로 무승부를 기록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