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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탈 팰리스 "1861년 창단한 우리가 세계 최초의 프로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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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넷플릭스'가 지난달 출시한 신작 드라마 '잉글리시 게임'은 19세기 초창기 잉글랜드 축구를 적나라하게 재현해 호평받았다.

드라마와는 조금 다른 이유로 드라마의 배경이 된 1878년 전후의 잉글랜드 축구계를 들여다보는 이들이 늘고 있다.

'누가 최초의 클럽인가'에 대한 해답에 다가서기 위해서다. 잉글랜드는 세계 축구의 종주국으로 알려져 있다. 잉글랜드 최초의 클럽이 곧 세계의 최초 클럽이다. 지금까진 1857년 창단한 셰필드FC를 세계 최고령 클럽으로 공인했다. 제프 블래터 전 국제축구연맹 회장은 셰필드를 "축구 클럽의 아버지"로 불렀다. 헌데 셰필드FC는 프리미어리그를 누비는 셰필드 유나이티드와 2부팀 셰필드 웬즈데이와 달리, 프로 경험이 전무한 아마추어란 분명한 한계를 지닌다. 셰필드FC가 스로인, 크로스바, 헤딩 등을 도입한 공로를 높이 사야 하지만, 최고(最古)팀으로 인정해야 하냐는 목소리도 존재한다.

그럼 풋볼리그(잉글랜드 1~4부에 해당하는 프로리그) 범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클럽은 어딜까. 지난해 5월까진 노츠 카운티였다. 그들은 1862년 창단했다고 주장하고, 축구계는 1864년을 창단연도로 본다. 영국축구협회(FA)는 그사이는 1863년 문을 열었다. 노츠 카운티는 드라마 '잉글리시 게임' 속 축구클럽 '다웬', '올드 이트니언스'처럼 최초의 축구대회인 FA컵(1871년)와 잉글랜드 리그(1888년)에 기여한 클럽인 건 맞다.

그 노츠 카운티가 지난 시즌 리그2(4부)에서 강등되어 131년 만에 풋볼리그 밖으로 추락했다. 곧바로 '풋볼리그 최고팀'은 어디인가에 대한 물음표가 떠올랐다. 노츠 카운티와 함께 최초의 리그에 참가한 11개팀 중 한 팀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애크링턴, 애스턴 빌라, 블랙번, 볼턴, 번리, 더비, 에버턴, 프레스턴, 스토크, 웨스트 브롬미치 등이다.

그런데 최고의 클럽이라고 가장 강력하게 주장하는 클럽은 크리스탈 팰리스다. 지금까지 공식적으로 알려진 팰리스의 창단연도는 1905년. 노츠 카운티의 손주뻘이다. 하지만 일부 역사가들은 팰리스가 1861년부터 축구클럽으로 존재했다고 인식하고 있다. 영국 정론지 '가디언'에 따르면 팰리스가 최초의 FA컵 대회의 규정 초안을 작성하는 데 도움을 줬고, 1872년 FA컵 준결승에 오른 기록 때문이다. 1905년을 창단연도로 보는 이유는 팰리스가 1895년부터 1차 세계대전 발발 전까지 크리켓 클럽으로 인식돼서다. 하지만 팰리스는 크리스탈 팰리스사(社) 내에 있는 파크랜드에 '홈구장'이라는 부를 만한 경기장을 갖고 있었다. 이곳에서 FA컵 결승전이 열리기도 했다. 팰리스 클럽 역사가이자 작가인 피터 매닝스는 "팰리스는 세계 최초의 테마파크였다. 크리스탈 팰리스사는 군중을 모으고 그들로부터 입장료를 받았다. 중간에 공백기가 있지만, 그건 크리켓팀을 지키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으로 보여진다. 크리켓에 집중할 때에도 축구클럽의 명맥을 유지했다. 따라서 팰리스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리그 클럽이라고 주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팰리스 회장 스티브 패리쉬는 "우리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프로리그 클럽이란 주장이 합리적이라고 믿는다. 우리가 FA컵 첫 회의에 참석했다는 점, 우리의 역사가 빅토리아 시대의 크리켓 선수들에게까지 닿아있다는 점이 놀랍다"고 말했다. 팰리스는 내년 창단 160주년 기념행사를 열고, 새로운 엠블럼을 제작할 계획을 세웠다. 역사논쟁에 확실히 도장을 찍겠다는 의도가 보인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