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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목소리]오랜만의 연습경기에 "설렌다", 무관중에 대해서는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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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경기 전부터 설레였어요."

이구동성이었다. 두 달만의 실전에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침내 K리그가 긴 동면에서 깨어났다. 23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K리그1(1부리그) 인천과 K리그2(2부리그) 수원FC의 맞대결이 펼쳐졌다. '공식전'이 아닌 '연습경기'였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70여명의 취재진이 몰렸다. 코로나19로 숨을 죽였던, K리그가 첫번째로 외부에 공개되는 순간, 관계자들의 눈과 귀가 쏠렸다.

당초 K리그는 2월 29일 문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전세계와 대한민국을 강타한 코로나19에 발목이 잡혔다. 전격적으로 개막이 연기된 가운데, K리그팀들을 볼 수 있는 마지막 창구였던 연습경기 마저 지난달 17일부터 길이 막혔다. 프로축구연맹은 코로나19 확산 금지를 위한 대응 수위를 높이자는 의미로, 외부팀과의 연습경기 중단을 결정했다. 당초 인천과 수원FC의 연습경기는 지난달 20일 진행할 예정이었다. 각 팀들은 훈련과 자체 청백전으로 기약없는 기다림을 이어갔다.

마침내 긴 터널의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부가 최근까지 강조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5월부터 일부 완화하겠다는 뜻을 전하며, 개막 시점이 윤곽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24일 이사회에서 최종 결정될 전망이지만, 5월 9일 혹은 16일 개막이 유력하다. 이에 발맞춰 연맹은 21일부터 팀간 연습경기를 허용했다. 미디어에도 공개하기로 했다. 첫번째 연습경기인 인천-수원FC전은 모든 게 멈췄던 K리그가 예열을 시작하는, 출발선이었다.

임완섭 인천 감독은 "너무 기분이 좋았다. 2월 20일 남해에서 경기하고 처음이다. 설레였다"고 웃었다. 김도균 수원FC 감독도 "개막이 미뤄지면서 선수들이 지루해했다. 동계 때 준비한 것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쉬웠는데 개막일이 다가오며 실전 같은 경기했다. 잘 준비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인천의 캡틴 김도혁은 "어제부터 설레이기도 하고, 우리가 연습상대가 필요했는데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시간이었다. 더 좋은 모습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수원FC의 캡틴 이한샘은 "경기 하루 전부터 설레이면서도 실제 경기처럼 준비했다. 수원에서 출발하는 순간부터 경기에 임하는 마음을 가졌다"고 했다.

정국이 정국인만큼, 평소와 다른 부분이 많았다. 감독들은 마스크가 애로사항이었다. 김 감독은 "오늘 입장부터 열 체크하고 마스크 착용하고 장갑을 꼈다. 앞으로도 계속 지켜져야 한다"고 했다. 임 감독은 "마스크를 끼고 지시를 하다보니 답답했다. 빨리 나아져서 정상적인 경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선수들은 침뱉기 등이 문제였다. 김도혁은 "선수들이 신경쓰면 침뱉기는 안할 수 있다. 대화를 안하면 경기를 안하는게 낫다. 다들 조심하는만큼 대화까지는 괜찮을 것 같다"고 했다.

아직 결정되지는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무관중으로 개막할 것이유력하다. 다들 조심스러우면서도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김 감독은 "연맹의 정책에 따라야 한다. 만에 하나를 감안,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임 감독도 "인천은 팬이 많다. 그런 부분에서 힘을 받는데 아쉽다. 무관중이라도 출발한다면 환영한다. 일단 경기하는데 만족한다. 사회적 분위기 보고 팬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 같다"고 했다. 김도혁도 "인천에 있으면서 이 경기장에서 관중이 있을때 행복하다. 그게 안된다는게 아쉽다. 더 노력하면 관중들과 호흡하는 날이 올 것이다. 더 건강관리 잘하겠다"고, 이한샘도 "우리가 홈경기하거나 원정에서 골대뒤에서 나오는 환호성에서 희열 느끼는데 당분간느끼지 못해 아쉬울 것 같다. 우리는 프로니까 중계도 있고 하니까 잘 준비하겠다"고 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