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정규시즌 개막이 다가오고 있지만, 시선은 엇갈리고 있다.
KBO(한국야구위원회) 이사회가 정규시즌 144경기 소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현장을 중심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코로나19로 연기된 리그 재개는 환영할 만하지만, 144경기를 쉴 틈 없이 소화하는 빡빡한 일정이 그동안 지적돼 온 '경기 질 하락'의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현장 지휘관인 감독들을 중심으로 144경기 소화가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설왕설래가 오가는 가운데, 평행선의 변곡점은 보이지 않고 있다. KBO와 각 구단은 코로나 사태로 다가오는 경기 침체 위기 속에 경기 수 축소가 곧 수입 감소로 연결되고, 그로 인해 구단 경영 자체가 어려워질 수도 있는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경기수를 유지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경기 당사자인 선수단 사이에선 KBO와 구단의 입장은 이해하지만, 거듭되는 경기로 인한 피로 누적과 부상 위험, 그로 인한 소극적 플레이가 결국 핵심 상품인 경기의 질적 하락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는 만큼, 경기 수 조정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보고 있다. 양측의 의견 모두 일리가 있다는 측면에서 양보를 요구하기가 쉽진 않다.
이런 가운데 1군 엔트리 확대가 절충안이 될 수도 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KBO는 앞서 올 시즌 1군 엔트리 숫자를 한 명 더 늘려 28명 등록-26명 출전으로 조정한 바 있다. 확장 엔트리 역시 체력적 부담이 커지는 2연전 시작 시점부터 적용하기로 했다. 현장에선 144경기를 모두 소화하기 위해 월요일 더블헤더제를 도입하는 점을 들어 1군 엔트리를 좀 더 확대하는 게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있다. KT 이강철 감독은 월요일 더블헤더 경기에 한한 '엔트리 확대'가 대안이 될 수도 있다고 봤다. 그는 "가용 전력이 많아진다면 경기에 대한 부담감도 상쇄되지 않을까"라며 "무조건 144경기에 맞춰 일정을 진행하는 것 보다, 이를 잘 치를 수 있는 대안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고 지적했다. 류 감독 역시 "올 시즌 1군 엔트리를 1명 더 늘리기로 했지만, (월요일 더블헤더 경기에 한해) 3~4명 정도 더 늘린다면 (일정 진행에) 관계가 없지 않겠나"라고 내다봤다. 이에 대해 KBO리그의 한 구단 관계자는 "큰 문제는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코로나 변수로 리그 개막이 미뤄진) 현시점에선 긍정적"이라며 "확장 엔트리 시행을 2연전이 아닌 혹서기(7~8월) 시점부터 적용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엔트리 추가 확장은 다가올 변수 대비에도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규시즌 개막 후 확진자 발생으로 리그가 중단될 경우 선수단 컨디션 조정 문제 등으로 겪을 구성의 어려움을 어느 정도 커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엔트리 추가 확장으로 빚어질 반대급부를 10개 구단 모두가 수용할 수 있느냐다. '비용 증가'가 크게 부각될 수밖에 없다. 1군 등록 일수에 따라 연봉 계수가 조정되는 만큼, 엔트리가 추가 확장되면 연봉 총액 상위 구단들의 부담이 그만큼 증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구단별로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개막 일정을 확정 지은 만큼, 정규시즌 경기 수 문제에 대한 결론도 마냥 미뤄둘 순 없는 상황이다. 모두가 윈-윈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 지혜가 필요한 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