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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④] '하바마' 고보결 "10년차에 '재발견', 입체적 캐릭터 욕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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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10년차를 맞은 배우 고보결(31)은 '하이바이, 마마!'로 비로소 '재발견'됐다.

고보결은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권혜주 극본, 유제원 연출)의 오민정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공감도 미움도 함께 받았다. '하이바이, 마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와 딸(서우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 고보결이 연기한 오민정은 최종회에서 딸의 진짜 엄마이자 조강화의 아내가 되며 이야기의 한축을 담당했다.

주인공이 차유리가 아닌, 오민정으로 바뀐 것 아니냐는 시청자들의 불만도 이어졌다. 드라마에는 아픈 소리였지만 고보결에게는 칭찬이 됐다. 그만큼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는 증거였다. 고보결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하이바이, 마마!'의 뒷 이야기를 털어놨다. 그는 "드라마에 대한 이야기가 많을수록 오히려 저는 캐릭터에 집중하려 노력했다. 저의 중심이 흔들리면 안되니까. 중심이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 저도 노력했고 함께하신 선배들이 중심을 잃지 않고 열연하는 모습을 보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고 그분들이 함께 호흡을 해주셔서 저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극 초반에는 유독 응축된 감정을 표현해야 했던 그다. 오민정은 고요하고 감정의 동요가 적은 인물이었기에 표현을 하는 고보결도 노력을 많이 했었다고. 그는 "초반부터 응축된 감정이 있었고 외로움과 서운함도 느껴야 했던 인물이었다. 그걸 민정이 스스로도 잘 몰랐던 거라고 생각했는데, 그 마음들을 표현하기 위해 제 마음을 잘 정리했었고, 초반의 감정들이 묵혀졌기 때문에 후반부에 감정이 폭발적으로 전달이 될 수 있던 거 같다. 사실은 제가 집에서 글로 읽고 상상했을 때보다 현장의 호흡이 더 좋아서 현장에서 함께 시너지가 터지는 것들이 있었다. 그건 정말 철저히 함께 호흡해준 분들의 배려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던 거 같다. 다들 진심으로 대해줬고, 울 때도 함께 울어줘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밝혔다.

완성된 연기에서 호평을 받기는 했지만, 고보결은 스스로 만족하지 못한다고. 그는 "저는 언제나, 항상 아쉬움이 남는 편이다. 그래서 어딘가에서 좀 만족스러웠다는 것이 없다. 스스로에게 채찍질을 좀 하는 편이다. 그런데 저는 모든 감정 연기들이 어려웠지만, 재미있기도 했었고 또 감정들이 다양해서 오히려 즐겁게 촬영할 수 있었다. 특히나 오민정은 조서우에 대한 마음, 그리고 강화에 대한 마음, 차유리에 대한 마음 등 감정선이 많지 않나. 감정선들이 얽혔던 인물이고 밖으로 잘 드러내지 않는 인물이라 대본에 써진 글 외에 이면에 감춰진 결들을 찾으려 저 스스로 얘기도 쓰면서 한명 한명 부딪히는 대상에 대한 감정들을 정리해보기도 하며 감정의 결을 완성시켰다. 다양한 시도를 하면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렇게 완성한 하나하나의 연기들이 바로 '고보결의 재발견'이라는 호평까지 탄생시켰다. 고보결은 "너무 감사했다. '재발견'이라는 말이 제가 기존에 해왔던 어린 역할들과는 다른 것을 했기 때문에 나온 것 아니냐. 지금은 제가 완전히 다른 인물을 연기해서 그렇게 봐주신 것 같다는 생각이다. 너무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또 다양한 캐릭터를 시청자들께 보여드리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다양한 작품과 캐릭터로 선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발전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졌다"고 감사 인사를 전했다.

또 고보결은 "캐릭터에 대한 욕심이 정말 많다. 좋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결을 뿜어내는 배우가 되고 싶은데, 프리즘은 투명해 보이지만 빛을 쏘면 다양한 색이 나오지 않나. 그런 배우가 되고 싶은 마음이다. 어떻게 조명하느냐에 따라 빨간색과 주황색이 섞이는 그런 배우. 그렇게 캐릭터를 완성하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오민정이 재미있던 것은,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캐릭터라서 좋았다. 초반에는 타인의 편견에 갇힌 계모였다면, 감춰졌던 모습이 있던 거다. '사람 함부로 판단하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나. 어쩌면 나도 모르게 사회적인 편견 속에서 그 사람을 판단하는 걸 수도 있고, 그런 것들을 조심해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렇게 입체적인 캐릭터를 연기할 수 있어서 재미있었고, 그 덕분에 좋은 평가를 들을 수 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벌써 10년차 배우가 된 고보결은 지금까지 해온 연기보다 앞으로 하고 싶은 연기가 더 많단다. 그는 "청춘 드라마도 해보고 싶고, 장르물이나 누아르, 형사물, 멜로, 짙은 멜로를 보여드리고 싶은 마음도 있다. 조금 더 사랑에 집중한 작품도 해보고 싶고, 최근에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보는데 보면서 시도 읽어주고 하시니 계속 차도 마시게 됐다. 그런 역할들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고 포부를 드러냈다.

고보결은 '하이바이, 마마!'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