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보결(31)은 '하이바이, 마마!'를 통해 모성애를 배웠다고 했다. 결혼도 출산도 경험해보지 않았던 그였지만, 딸로 출연한 서우진, 그리고 남편으로 출연했던 이규형과의 연기가 그를 '모성애'의 세계로 데려가줬다는 것.
고보결은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하이바이, 마마!'(권혜주 극본, 유제원 연출)의 오민정을 연기하며 시청자들에게 공감도 미움도 함께 받았다. '하이바이, 마마!'는 사고로 가족의 곁을 떠나게 된 차유리(김태희)가 사별의 아픔을 딛고 새 인생을 시작한 남편 조강화(이규형)와 딸(서우진) 앞에 다시 나타나면서 벌어지는 고스트 엄마의 49일 리얼 환생 스토리. 고보결이 연기한 오민정은 최종회에서 딸의 진짜 엄마이자 조강화의 아내가 되며 이야기의 한축을 담당했다.
고보결은 21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가족'을 이뤘던 조강화와 딸 조서우(서우진)에 대해 언급했다. 먼저 그를 엄마로 만들어줬던 서우진에 대해 고보결은 "우진이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웠다. 첫 만남은 가족사진 소품 촬영으로 만났는데, 처음에 우진이는 저와 눈도 못 마주치고 말도 못 걸고, 수줍게 있더라. 그래서 '조용한 아이를 캐스팅하셨구나'했는데 촬영을 하다 보니 180도가 달라졌다. 저와 친해지니 멀리서 저한테 '보결아!'라고 하고, NG를 냈더니 '오민정이 냈어?'라고 하더라. 정말 프로 같은 친구다. 마음을 여니까 너무 쾌활하고 재롱도 잘 부리고 춤도 잘 추고 끼돌이더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이어 "뭐가 되고 싶냐고 물으면 헐크가 되고 싶다고 하고, 상남자가 되고 싶다고 하는 친구다. 알고보니 우진이는 서우를 나름대로 연기하는 거였다. TV로 보면 우진이가 얌전한 모습만 나오는데, 실제로는 너무 쾌활해서 프로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비인형과 노는 장면에서는 촬영에 들어가니 정말 잘 가지고 놀다가 촬영이 딱 끝나니 인형을 놔버렸다. 태블릿도 좋아하고 인형은 좋아하지 않는 그냥 천상 아이였다. 어느 날은 감기가 걸려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추워서 들어갔던 신발 매장에서 '나 이거 저거 사고 싶어'라면서 운동화를 집어주는데 애가 텐션이 확 올라서 춤추고 노래하고 난리가 났었다. 감기가 심하게 걸렸었는데 3일 만에 나을 정도로 활발했다. 그런 거 보면 천상 남자 아이인데, 연기를 잘하는 거 보면 또 기특하고 사랑스럽고 대견했다"고 칭찬했다.
사실 모성애 연기를 하는 데에도 서우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던 고보결은 "제가 염려했던 모성애 부분들이 우진이로 하여금 이끌어내진 것 같았다. 저절로 마음이 가니까 모성애가 생겼다. 제 지금 핸드폰 배경화면도 우진이다. 저희 어머니가 제 사진을 배경화면으로 하시는데 저도 따라해봤다. 엄마의 감정을 느끼고 싶어서. 그런데 이렇게 배경을 하고 다니다 보면 사람들이 '누구냐'고 묻지 않나. 그럴 때마다 '내 딸이야'하면서 자랑을 하게 되더라. 얘기하다 보면 정말 할 얘기가 많다. 저절로 딸바보가 됐고 정말 고마웠다. 우진이가 사랑스러워서 마음이 저절로 갔다"며 밝게 웃었다.
남편으로 등장했던 이규형도 도움이 됐다. 고보결은 "이규형 선배는 정말 재밌고 잘하고 재미있고, 거기다 유머러스해서 현장에서 스태프들과 얘기도 잘 나눠 분위기가 저절로 좋아진다. 에너지가 넘치고 스태프들과 막내까지도 챙기더라. 몸에 밴 거 같았다. 알고 보니 조카를 많이 사랑하는 분이다. 조카와 잘 놀아주니 우진이를 데리고 노는 것도 자연스러웠다. 주로 몸으로 놀아줬는데, 남자애다 보니까 롤러코스터를 해주면 너무 좋아했다. 촬영도 힘들었을텐데 직접 부딪히며 놀아주는 것들을 보면서 '배려가 있고 자상한 분이구나'라고 생각했다. 정말 좋은 분이었다"고 말했다.
또 고보결은 "저와 호흡을 맞출 때에도 배려를 많이 해줬다. 비가 오는 날에도 머리가 젖어 있으면 '머리 예쁘게 해야지'하면서 더 걱정을 해줬다. 이렇게 상대 배우의 헤어까지 걱정하는 분이 많지 않은데, 섬세하고 배려심이 넘친다고 생각했다. 감정연기를 할 때에도 '너 하고 싶은 만큼 해. 나는 얼마든지 맞춰줄 수 있어'라고 말해줘서 정말 감사했다. 이런 좋은 현장과 좋은 선배들을 만난 것은 정말 복인 것 같다"며 고마움을 표했다.
고보결은 '하이바이, 마마!'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