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2018년 월드시리즈 MVP 스티브 피어스가 은퇴를 선언했다. 하지만 은퇴를 선언하는 그 순간까지 '보스턴 사인 훔치기 논란'은 그를 괴롭혔다.
피어스는 15일(한국시각) 보스턴 지역 라디오 매체 WEEI를 통해 "빅리그에서의 10년, 좋은 시간이었다. 난 이제 공식적으로 은퇴한다"고 밝혔다.
피어스는 지난 2018년 월드 시리즈에서 보스턴 레드삭스가 LA 다저스를 꺾고 우승할 당시 5경기에서 3홈런 8타점을 기록하며 시리즈 MVP의 영광을 안았다. 특히 4차전에서 다저스 마무리 켄리 잰슨 상대로 8회 동점 홈런과 9회 싹쓸이 2루타를, 5차전에는 클레이튼 커쇼와 페드로 바에스를 상대로 홈런을 때려내며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이해 보스턴은 리플레이룸을 이용해 사인을 훔쳤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한 MLB 사무국의 조사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
보스턴의 사인 훔치기 논란은 피어스의 은퇴 발표 당일에도 거론됐다. 피어스는 "우리는 정정당당하게 승리했다. (사인 훔치기 논란은)우리에겐 웃음거리일 뿐"이라며 울컥했다. 그는 "누가 우리를 비난하더라도, 난 그게 진지하게 논란이 된다는 것 자체를 믿을 수 없다. 빨리 조사 결과가 발표되서 우리가 자유로워졌으면 좋겠다"며 분노를 토해냈다.
피어스는 "(논란을 제기하는 사람은)우리가 우승했다는 것, 그리고 내가 MVP를 차지한 것이 싫을 뿐"이라며 "그때 보스턴은 완벽한 팀이었다. 모두가 굳건한 동지애로 맺어진 최고의 순간, 우리는 버려졌다"며 울분을 삭였다.
보스턴은 2017년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사인 훔치기 스캔들로 인해 알렉스 코라 전 감독이 사임, 론 로니키 감독이 임시 사령탑을 맡고 있다. 로니키는 2018년 우승 당시 보스턴의 벤치 코치였다. 그는 피어스의 은퇴 소식에 "올시즌 개막 전에 (보스턴 '사인 훔치기'에 대한)사무국의 조사 결과가 발표되길 바란다"며 "피어스의 2018년 활약은 경이적이었다.우리와 정말 잘 어울렸고, 성격도 화통했다. 오랜만에 연락해볼 것"이라고 답했다.
피어스는 지난 2007년 피츠버그 파이리츠에서 데뷔, 지난해까지 13년간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휴스턴 애스트로스, 뉴욕 양키스, 탬파베이 레이스, 토론토 블루제이스, 보스턴 레드삭스 등 7개 팀을 거쳤다. 지난해 허리 부상으로 29경기 출전에 그쳤고, 올시즌 팀을 찾지 못한 상황에서 리그 개막이 늦어지자 은퇴를 선언했다. 빅리그 통산 기록은 766경기 출전, 타율 2할5푼4리 91홈런 303타점이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