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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3할+거포 유격수' 한화 노시환 "칭찬받는 만큼 잘하고파, 수비 자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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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확실히 공이 잘 보인다. 유격수 수비에도 자신감이 생겼다."

요즘 젊은 팀으로 거듭난 한화 이글스의 화제는 단연 데뷔 2년차 노시환(20)이다. 특유의 힘있는 스윙에 날렵함까지 갖췄다. 그토록 간절히 원했던 젊은 오른손 거포다.

어느덧 '거포 유격수'라는 별칭도 따라붙었다. 노시환은 "기분좋은 칭찬이지만 아직은 과분하다. 그 말이 부끄럽지 않게 시즌에도 잘 쳤으면 좋겠다"며 웃었다.

노시환은 애리조나 캠프 자체 청백전부터 연습경기, 귀국 이후 대전 청백전까지 줄곧 3할 이상의 타율을 유지중이다. 여기에 홈런 3개 포함 장타까지 꼬박꼬박 곁들이고 있다. 전체 성적은 20경기 55타수 17안타(타율 .310). 17개의 안타 중 홈런 3개를 포함해 2루타 이상의 장타가 10개나 된다.

"요즘 확실히 감이 좋아요. 공이 잘 보이거든요. 안타냐 아니냐를 떠나 '때리는 타이밍이 좋다'는 느낌이 듭니다. 청백전 성적이 시즌 성적이면 좋겠다 하는 아쉬움도 조금 있는데, 지금 컨디션을 잘 유지해야죠."

한화는 귀국 후에도 격일로 청백전을 치르며 치열한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노시환은 "아직 힘든 건 잘 모르겠다. 시즌 준비를 잘했구나 싶다. 야구는 원래 시즌이 길지 않냐"면서도 "경기 없이 쉬는날에는 열심히 체력 운동을 한다"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눈에 띄는 점은 올봄 노시환이 주로 유격수로 출전한다는 점이다. 선배들의 줄부상으로 갑자기 투입돼 어설펐던 지난해와는 다르다. 고교 시절 투수로도 145㎞ 이상을 던졌던 강력한 어깨는 물론 부드러운 글러브질과 민첩한 풋워크가 돋보인다. 당초 노시환의 재능을 아껴 출전 기회를 늘려주고자 유격수 훈련을 지시했던 한용덕 감독도 기대 이상의 성과에 함박웃음이다. 주전 내야수 하주석과 송광민의 자리를 위협하기에 충분하다.

고교 시절 이후 노시환의 주 포지션은 3루와 1루였다. 노시환은 3루수와 유격수의 차이에 대해 "3루는 앞뒤 움직임이 많고, 유격수는 좌우로 깊게 움직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원래는 3루가 편했는데, 지금은 유격수에도 자신감이 생겼어요. 막상 뛰어보니 바로 적응되더라구요. 수비는 기본만 잘 지키면 어느 포지션을 가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유격수, 3루 같은 포지션 경쟁보다도, 제가 주전으로 뛰는 게 팀에 도움이 될만큼 잘하고 싶어요. 제가 잘하면 주전 자리는 따라오겠죠."

노시환의 수비력 향상은 오프시즌 다이어트 및 주장 이용규와 함께 한 웨이트 트레이닝의 도움도 컸다. 지난해 체중은 100㎏이 넘었지만, 올해는 95~96㎏을 유지하고 있다. 노시환은 "확실히 몸이 가볍고 스피드나 순발력이 좋아졌다는 걸 느낀다. 새삼 다이어트 참 잘했다고 느끼고 있다"며 미소지었다. 웨이트를 충분히 한 덕분에 군살이 빠지고 근육이 붙어 파워에도 이상이 없다는 설명.

올봄 한화는 한용덕 감독의 3년에 걸친 리빌딩의 결실이라는 평을 듣고 있다. 노시환 외에도 김민우, 김이환, 장진혁, 유장혁 등 젊은 선수들이 두루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김현민 노태형 조한민 등 비교적 무명에 가까웠던 선수들까지 한층 도약하는 분위기다.

노시환 역시 이 같은 팬들의 기대감을 잘 알고 있다. 노시환은 "코로나 ‹š문에 팬들이 많이 힘드실 것 같다. 잘 준비해서 올시즌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드리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스프링캠프 전 만난 노시환은 올시즌 목표로 '타율 2할7푼, 홈런 7개, 한화 가을야구'를 제시했었다. '작년에 타율 1할8푼6리 홈런 1개인데 '홈런 10개'를 말하긴 민망하다'는 이유였다. 하지만 2달여 사이 노시환의 위치는 크게 달라졌다. 목표를 상향 조정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만 노시환은 어린 나이답지 않게 담담했다.

"목표는 우선 현실적으로 정하고, 그 목표를 달성할 때쯤 차차 높여가려고 해요. 아직 시즌은 시작도 안했잖아요. 실전은 청백전하곤 분위기가 다르기도 하고요. '거포'라고 부르면 기분은 좋지만 아직은 좀 과분해요. 그 칭찬에 부끄럽지 않은 선수가 되고 싶습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