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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기획]본지투표 역대 아시아 최고 빅리거, 1위 이치로-2위 노모-3위 박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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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야구가 아시아에 뿌리내린 이래 메이저리그는 '꿈의 무대'였다.

아시아 선수로 가장 먼저 빅리그 무대를 밟은 이는 일본의 좌완 무라카미 마사노리다. 난카이 호크스(현 소프트뱅크 호크스)에서 뛰던 그는 1964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계약하며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하지만 이중계약 문제가 불거지면서 두 시즌 만에 다시 일본으로 돌아가 일찍 꿈을 접었다.

'코리안 특급' 박찬호가 1994년 LA 다저스에 입단해 메이저리그로 직행하면서 30년 만에 다시 아시아 빅리거 시대가 열렸다. 이후 한국, 대만, 일본의 수많은 선수들이 태평양을 건너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스포츠조선 야구전문기자 9명이 그동안 메이저리그에 도전한 아시아 출신 선수 중 가장 뛰어난 활약을 펼친 선수 10명을 꼽아봤다. 9명이 투표에 참가했다. 1위는 만장일치, 스즈키 이치로(일본)였다. 2위와 3위는 박빙의 표대결이 펼쳐졌다. 노모 히데오(일본)가 근소하게 앞선 2위, 박찬호가 3위였다.

선정 방식은 메이저리그의 기자단 MVP 투표와 포인트 합산 방식을 그대로 적용했다. 본지 야구전문기자 9명은 각각 투-타 구분없이 10명을 뽑아 1위부터 10위까지 순위를 매겼다. 1위는 14점, 2부터 10위까지는 9점에서 1점의 차등점수를 부여했다.



▶1위(126점)=스즈키 이치로(2001~2019년)

이견이 없었다. 9명 전원이 이치로를 1위로 꼽았다. 이치로는 2001년 시애틀 매리너스에 입단하자마자 타율(0.350), 최다안타(242개), 도루(56개) 타이틀을 거머쥐며 아메리칸리그 신인왕과 MVP를 동시에 석권, 미국을 충격에 빠트렸다. 2004년에는 단일 시즌 최다인 262안타를 때렸고, 2010년까지 '10년 연속 3할 타율과 200안타'를 기록하는 새역사를 썼다.

그가 메이저리그에서 때린 3089안타는 역대 24위 기록이다. 그의 활약 덕분에 메이저리그의 아시아 야구 문호는 투수에서 야수로 확장됐다. 지난해 은퇴한 그는 아시아 출신 최초로 메이저리그 명예의 전당 헌액이 확실시된다. A기자는 "싫든 좋든 '야구 선수' 이치로는 인정할 수밖에 없다"며 1위 선정 이유를 밝혔다.

▶2위(78점)=노모 히데오(1995년~2008년)

박찬호와 다저스에서 함께 했던 노모는 아시아 출신 투수가 메이저리그 정상급으로 활약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데뷔 첫 해 다저스에서 13승, 평균자책점 2.36에 236탈삼진으로 내셔널리그 신인왕을 차지했고, 탈삼진 1위의 성적을 앞세워 사이영상 후보까지 올랐다.

데뷔 시즌 올스타전 선발 등판에 이어 이듬해에는 '투수들의 무덤'인 쿠어스필드에서 노히터를 달성했다. 노모에게 2위표를 준 기자가 5명, 박찬호를 2위로 지목한 기자가 4명이었다. 1표 차이였다. 기자 전원이 둘을 2위, 3위로 꼽았다. 통산 123승을 거둔 노모는 두 차례 탈삼진왕 등 임팩트에서의 우위로 좀더 높은 평가를 받았다.

▶3위(75점)=박찬호(1994년~2010년)

박찬호는 변방의 한국 야구가 메이저리그를 정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개척자'였다. 혈혈단신 미국으로 건너가 힘겨운 마이너리그 생활과 차별을 견뎌내며 빅리그 선발투수로 성공한 그는 IMF 시절 국민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했고, 수많은 '찬호 키즈'를 만들어냈다. 부상과 구위 저하로 선발 보직에서 밀린 뒤에도 꾸준히 존재감을 이어갔고, 아시아 투수 통산 최다승(124승) 기록을 달성했다.

전성기였던 2000년 다저스에서 기록한 18승과 내셔널리그 2위에 해당하는 217개의 탈삼진도 값지다. 내셔널리그에서 타자로 통산 3개의 홈런도 터뜨렸다.

▶4위(60점)=마쓰이 히데키(2003~2012년)

마쓰이는 강력한 해결사로 통했다. 일본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간판 타자로 뛰던 그는 거액의 FA 제안을 거부하고 미국행을 선택, 양키스와 3년 2100만달러(약 255억원)에 계약했다. 입단 첫 해 106타점을 기록했고, 이듬해엔 아시아 타자 최다 홈런(31개)을 쏘아 올리며 명문 양키스의 중심타자로 뛰었다. 2009년 월드시리즈에선 지명타자로 타율 6할1푼5리, 한 경기 최다 타점(6타점)을 기록하며 팀 우승과 시리즈 MVP를 거머쥐었다. 2018년 아시아 출신 타자 중 처음으로 명예의 전당 후보에 이름을 올렸다.

▶공동 5위(46점)=류현진(2013년~), 추신수(2005년~)

류현진과 추신수는 현재 빅리그에서 한국 야구를 대표하는 양대 축이다. 류현진은 내로라 하는 선배들에 밀렸지만, 언젠가는 1위를 넘볼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다저스에 입단하자마자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섰고, 부상을 극복하고 지난해에는 아시아 출신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자책점 1위를 차지하는 쾌거를 이뤘다. 4년간 8000만달러로 토론토 블루제이스에 이적하며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는 시즌마다 공헌도에 대한 평가가 다소 엇갈리지만, 긴 마이너 생활을 견디고 풀타임 빅리거로 16시즌 동안 견고한 활약을 펼쳤다. 높은 출루율과 호타준족으로 정상급 빅리거가 됐다.

▶7위(28점)=구로다 히로키(2008~2014년)

다저스와 양키스에서 뛴 구로다는 7년간 활약했다. 히로시마 카프에서 11시즌을 뛴 구로다는 2008년 3년 총액 3530만달러에 다저스 유니폼을 입었다. 첫 시즌부터 선발진에 합류했고, 그해 9승 중 3승을 완봉으로 장식했다. 2012년 양키스 이적 후엔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79승79패, 평균자책점 3.45.

▶공동 8위(17점)=다나카 마사히로(2014년~), 왕치엔밍(2005~2016년), 사사키 가즈히로(2000~2003년)

다나카는 2014년 뉴욕 양키스 입단 후 지난 시즌까지 6시즌 연속 두 자릿수 승을 올려 일본 투수 중 빅리그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가고 있다. 왕치엔밍은 양키스 소속이던 2006~2007년 두 시즌 연속 19승으로 아시아 출신 한 시즌 최다승을 기록하며 대만 출신 빅리거 중 가장 뛰어난 성적을 남겼다. 일본 시절 최강 마무리로 이름을 떨쳤던 '대마신' 사사키는 시애틀 매리너스에서 세 시즌 연속 30세이브를 돌파하며 아시아 출신 클로저도 빅리그에서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편, '핵잠수함' 김병현은 이들 바로 밑에 위치한 11위였다. 김병현은 빅리그 9시즌 동안 54승60패86세이브, 평균자책점 4.42를 기록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선정 아시아 출신 빅리거 '톱10'

순위=선수(평점)=통산 성적=주요 성적

1=스즈키 이치로(126점)=타율 0.311 117홈런 3089안타 509도루=2001년 신인왕 및 MVP, 2004년 한시즌 최다안타

2=노모 히데오(78점)=123승109패, 평균자책점 4.24, 1918탈삼진=1995년 13승6패 2.54 신인왕, 노히터 2회

3=박찬호(75점)=124승98패, 평균자책점 4.36, 1715탈삼진=아시아 출신 통산 최다승, 올스타 1회

4=마쓰이 히데키(60점)=타율 0.282 175홈런 760타점 1253안타=2004년 아시아 출신 한시즌 최다홈런(31개), 2009년 월드시리즈 MVP

5=추신수(46점)=타율 0.275 1645안타 213홈런 151도루=아시아 출신 통산 최다홈런, 올스타 1회

=류현진(46점)=54승33패, 평균자책점 2.98, 665탈삼진=2019년 평균자책점 전체 1위, 올스타 1회

7=구로다 히로키(28점)=79승79패, 평균자책점 3.45, 986탈삼진=5년 연속 두자리 승수

8=다나카 마사히로(17점)=75승43패, 평균자책점 3.75, 947탈삼진=6년 연속 두자리 승수, 올스타 2회

=사사키 가즈히로(17점)=7승16패, 129세이브, 평균자책점 3.14=2000년 신인왕, 올스타 2회

=왕치엔밍(17점)=68승34패, 평균자책점 4.36, 394탈삼진=2006~2007년 아시아 출신 한시즌 최다승(19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