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무관중이지만, 청백전이라도 할 수 있는 상황이 다른 이들에게는 부러울 뿐이다.
12일(이하 한국시각) 글로벌 스포츠 매체 ESPN의 메이저리그 담당 기자인 제프 파산은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이것은 훈련이 아니다. 한국에서 청백전을 치르고 있는 모습이다.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 유격수 딕슨 마차도는 부드럽게 수비했다. 한국야구는 여전히 4월 21일 (구단간 연습) 경기를 펼칠 계획이 진행 중'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파산 기자는 지난 10일 야간에 펼쳐진 롯데 자체 청백전 영상 링크를 남겼다. 이 경기에서 마차도는 정 훈이 친 깊숙한 유격수 땅볼을 잡아 점프하면서 1루로 던져 정확한 송구로 아웃시키는 메이저리그급 수비를 선보였다.
파산 기자는 지난달 28일에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한 장의 사진과 영상 주소를 올려 미국 야구 팬의 갈증을 더 부축인 바 있다. 사진은 롯데 청백전이었고, 1루에 출루한 강로한과 1루수 이대호, 오태근 코치가 일제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 모습이었다. 순식간에 퍼져나간 사진은 미국에서 화제가 됐다.
당시 일부 메이저리그 선수들도 파산 기자의 트윗 내용을 보고 공감했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의 유격수 닉 아메드(30)가 5월 중순 또는 6월 초 개막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아메드는 지난 1일 미국 '디 애슬레틱'과의 인터뷰에서 "사진을 봤는데 웃겼다. 1루 주자와 1루수, 뒤에 있는 1루 코치까지 세 사람 모두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며 "지금 이 시점에서 (저렇게라도) 야구를 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다. 5월 15일이나 6월 1일에 개막할 수 있다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마스크가 우리를 지킬 수 있는 유일한 것이라면 모두 그렇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KBO리그는 정부의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방침에 발맞춰 개막을 연기해왔다. 그러나 이제 서서히 막이 오를 수 있는 상황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가 제시한 2차 사회적 거리두기는 오는 19일 종료된다. 코로나 19 확진자가 최근 30명 안팎으로 떨어진 상황에서 KBO는 오는 14일 10개 구단 사장단이 모일 긴급 이사회를 통해 코로나 19 사태 추이를 점검하고, 정규리그 개막일 확정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코로나 19가 진정 국면에 접어들긴 했지만, KBO리그 역시 개막은 무관중으로 진행된다. 각 구단은 선수단 숙소 및 안전 동선 확보, 투숙객 및 팬과의 사회적 거리 두기에 대한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KBO는 지난 7일 진행된 실행위원회에서 '21일 팀간 교류전을 시작으로 무관중 개막, 제한적 관중 입장, 정상 경기'를 순차적으로 진행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개막일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KBO 류대환 사무총장은 "5월 1일 또는 5월 5일이 유력하다"고 설명했다.
KBO는 사실상 5월 초 개막이 이뤄질 경우 144경기를 정상 진행, 11월말 포스트시즌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다. 날씨를 감안한 고척돔 중립경기도 검토 중이다. 이보다 개막이 미뤄질 경우 135경기, 108경기 등 11월 말 포스트시즌 마무리에 초점을 맞춘 단축 시즌 논의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개막을 준비 중인 KBO리그에 가장 큰 고비가 남아있다.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다. 불특정 다수의 군중이 투표를 위해 밀폐된 실내에 모여드는 행사이기 때문. 14일 이사회에서 개막일이 결정되더라도, 이후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증가세로 돌아선다면 재논의가 이뤄질 수도 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