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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추적]문체부의 '야구승강제' 도입, 인프라 확충이 먼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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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문화체육관광부가 10일 대한체육회와 함께 '스포츠클럽 승강제(디비전) 리그'를 야구, 탁구, 당구 등 3개 종목에 도입한다고 밝혔다.

문체부 관계자는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승강제를 구축하면 경기력에 따라 상위리그부터 하위리그까지 리그별 수준이 자연스럽게 정착될 것"이라며 "지역 동호회부터 실업·프로까지 하나의 체계로 운영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생활체육, 전문 체육으로 분리돼 운영하는 체육대회를 승강제 리그로 통합해 연계 운영하면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하고 우수한 인적 자원을 확충할 수 있다"고 전했다. 문체부는 "야구, 탁구, 당구 등 3개 종목은 올해부터 지역 단위 생활체육 리그 운영을 시작으로 내년엔 시도리그, 2022년엔 광역 리그를 구축할 것"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실업, 프로리그와 연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해당 종목 저변확대와 통합 운영에 따른 시너지 등 취지는 좋다.

하지만 야구 종목의 승강제 도입은 의문이다.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고개를 갸웃하게 한다.

당장 승강 대상이 불분명 하다.

아마추어 야구는 크게 학원스포츠와 사회인 야구로 나뉘어 있다. 학원스포츠는 엘리트, 사회인야구는 동호인 영역이다. 당장 디비전 자체가 모호하다. 승강제를 시행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사회인야구 최상급 리그에는 회사의 일부 지원 속에 엘리트급 실력을 갖춘 팀들이 있긴 하다. 실업야구 4개팀도 출범을 앞두고 있다. 순수 동호인팀을 배제하고 이 풀 안에서 승강제를 고려해볼 수 있지만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

일단 학원스포츠든 실업야구를 포함한 사회인 야구든 승강제가 정착 되려면 충분한 경기수가 보장돼야 한다. 그래야 변별력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매우 한정된 야구장 인프라를 쪼개 쓰는 형편이다. 공식 경기 규격을 충족하는 정규 구장은 손에 꼽을 정도다. 실외스포츠 야구는 날씨 영향도 받는다. 1년에 절반 가까이는 경기를 할 수 없다.

충분한 인프라 확충 없이는 구호에 그칠 공산이 큰 이유다.

프로야구와의 승강제 연계는 더욱 현실성이 없다. KBO리그는 엄격한 가입절차를 통해서만 진입할 수 있는 클로즈드 조직이다. 프로리그와 아마추어 리그 간 간극도 크다. "장기적 과제"라고 했지만 세월이 흘러도 실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축구 승강제를 예를 들고 있지만, FIFA라는 최상위 기구의 통제 하에 각국의 협회가 통일성 있게 운영되는 축구와 나라 통일성이 없는 야구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현실성이 높지 않은 상황에서 승강제에 야구를 포함시킨 것은 시기상조로 보인다.

자칫, 무리한 추진으로 준비가 덜된 현장 일선에 혼선을 야기할 수 있다. 정책 입안에 있어 이상과 현실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 둘 사이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야구의 경우, 인프라 확충이 먼저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