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선)동열이도 없고, (이)종범이도 없고.
예전 프로야구 해태 타이거즈 김응용 감독이 1998년에 남긴 유행어다. 당시 팀 투-타 핵심이던 선동열과 이종범이 일본 무대에 진출하며 전력이 약해지자 한 말인데, 주축 선수가 빠진 안타까움을 그대로 표현한 말이었다. 1996년, 1997년 한국시리즈 2연패를 차지했던 강팀 해태는 1998년 정규시즌 5위로 떨어지고 말았다.
FC안양도 2020시즌을 앞두고 팀의 차, 포를 모두 떠나보내야 했다. 안양은 지난 시즌 K리그2를 점령한 공격 삼각편대, 조규성-팔라시오스-알렉스를 앞세워 불꽃같은 공격 축구를 선보였다.
하지만 조규성은 전북 현대로, 팔라시오스는 포항 스틸러스로 이적했다. 알렉스마저 베트남 호치민으로 떠났다. 공격진이 단숨에 무너지고 만 것이다.
여기에 왼쪽 측면에서 중추적 역할을 하던 김상원도 포항으로 팀을 옮겼다. 구본상(대전 하나)과 채광훈(강원FC)의 공백도 무시할 수 없다.
선수들의 주가가 높아지면, 좋은 대우를 해주며 지켜야 하는데 시민 구단의 한계가 있다. 울면서 선수들을 떠나보냈다. 주축 선수들이 한꺼번에 팀을 빠져나간 안양이 과연 지난 시즌과 같은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지 걱정하는 시선이 많다.
하지만 안양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전력 보강 작업을 했다. K리그 경험이 풍부한 닐손주니어를 영입하는데 성공했고, 지난 시즌 임대로 데려와 쏠쏠하게 활용한 이정빈을 인천 유나이티드로부터 완전 영입했다. 또 우즈베키스탄 국가대표 기요소프, 브라질 출신 공격수 마우리데스, 유럽 경험이 많은 아코스티 등을 영입해 팔라시오스, 알렉스 돌풍을 이어가겠다는 각오다.
또 팀의 중심을 잡아주는 베테랑들, 양동원-최호정-유종현-김형진-주현재 등을 잔류시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안양이 기대하는 또 다른 카드는 바로 맹성웅이다. 맹성웅은 올해 초 태국에서 열린 AFC U-23 챔피언십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중추적 역할을 했다. 김학범호 경험을 통해 한층 더 성숙해졌다는 평가. 특히 U-22 의무 출전 규정에 해당되는 나이기에 많은 출전 기회를 부여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맹성웅 뿐 아니라 젊은피인 신인 하 남, 구본혁도 젊은 패기로 출사표를 던진 선수들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