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자가격리 중인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선수들은 가족 생각이 간절하다.
데이비드 뷰캐넌(31)과 타일러 살라디노(31)는 눈을 뜨자마자 전화기를 든다.
뷰캐넌은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와이프랑 아들 브래들리랑 통화를 한 뒤 일과를 시작한다"며 "아내와 아들이 너무 보고 싶다"고 말했다.
살라디노 역시 마찬가지다. " 아침 7시쯤 일어나서 미국에 있는 약혼녀와 통화한다"고 말했다. 그는 "11월에 약혼녀 헤나와 결혼식을 올릴 예정이다. 만에 하나 코로나 사태로 개막이 늦어져 시즌이 길어지면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사태가 진정돼 개막을 빨리 시작해 차질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하소연 했다. 살라디노에게 코로나19 사태 진정은 결혼식 여부가 달려 있는 중요한 문제다.
미국 플로리다 아름다운 해변 마을 펜사콜라 출신인 투수 벤 라이블리(28) 역시 집에 두고온 부모님이 걱정이다. "미국에 있는 가족들이 가장 많이 생각나고 걱정된다"며 우려의 눈길을 보냈다.
가족 중심의 삶을 중시하는 서양인들에게 이번 사태는 심각한 고민을 안겼다. 미국에 머물다 한국으로의 입국은 중요한 선택의 문제였다.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1)는 최근 '보스턴글로브'와의 인터뷰에서 "서울로 돌아간다는 것은 아내와 생후 3개월 된 딸을 떠나는 것을 의미했다. 나와 가족을 위해 올바른 결정을 내리기 위해 내 인생에서 가장 힘든 몇 달을 보냈다. 하지만 세상 사람들 모두가 같이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고, 내게 직업이 있고 할 수 있는 일이 있어 다행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심경을 털어놓았다.
켈리 뿐 아니라 미국에 가족을 두고 온 대부분의 외인 선수들이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다.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수록 외인 선수들의 생이별에 따른 정신적 고통이 가중될 것이다. 게다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미국 내 상황이 좌불안석을 만든다. 상황에 따라 야구에 집중하기 힘들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가족을 선뜻 부를 수도 없다. 미국은 이동금지 수준의 강력한 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국에 들어와도 문제다. 당장 가족을 만나지도 못한 채 2주간 격리돼 있어야 한다. 미국 내 확진자 폭증세에 따라 향후 우리 정부의 입국제한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양인 선수들에게 가족과의 생이별과 근심 걱정은 야구 퍼포먼스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 될 경우 각 구단들이 각별히 신경을 써서 관리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정현석 기자 hschung@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