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는 가운데 대중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실수가 연이어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더욱 정확한 정보를 전달해야하는 방송에서 실수하는 사례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질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중이다.
SBS 'TV동물농장' 측은 부적절한 자막 사용에 대해 결국 사과했다. 이들은 "많은 분들이 게시판을 통해 지적해 주신 바와 같이, 5일 963회 방송에 '코로나 19' 관련 '부적절하며 올바르지 못한 자막'이 삽입된 바 있다. 제작진의 명백한 잘못으로, 시청자분들께 불편을 끼쳐 드린 점,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인터넷이나 IPTV 등 다시보기 서비스에서는 삭제 조치를 취하고 늦은 오후 이후부터 서비스를 재개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며 "아울러 자막뿐만 아니라 제작 과정 전반을 보다 꼼꼼하고 세심히 살피는 프로그램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죄송하고,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동물농장'은 이날 방송에서 강아지들이 사료를 먹기 위해 동시에 몰려드는 장면에서 'COVID-19 마치 유러피안들 사재기하듯'이라는 자막을 삽입했다. 이에 시청자들은 코로나19로 인해 세계적으로 수많은 확진자와 사망자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이같은 자막을 웃음을 소재로 사용한 건 잘못된 일이라며 지적하며 논란이 됐다.
이윤지 연합뉴스TV 앵커는 지난 달 19일 '뉴스특보'에서 "대구에서 폐렴으로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던 17세 고교생이 다행히 코로나19 검사에서 최종적으로 음성판정이 나왔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중 '다행히'라는 표현을 쓴 것이 문제가 됐고 시청자들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연합뉴스TV 측은 발언 부분을 편집했고 이후 영상까지 삭제했지만 논란은 계속됐고 결국 사과했다. 이들은 "'페렴으로 사망한 17세 고교생의 코로나19 최종음성 판정' 소식을 전하는 과정에서 앵커가 부적절한 표현을 사용한 점, 시청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이 앵커는 직접 자신의 SNS에도 "보도 채널의 앵커로서 저의 잘못된 표현으로 고인과 유가족분들 그리고 시청자분들에게 상처를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같은 실수들은 국내만의 문제는 아니다. 프랑스의 민영방송 '카날플러스'는 지난 2월 이탈리아 전통 음식인 피자를 소재로 코로나19 확산을 풍자하는 방송을 내보내 이탈리아인들이 대노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요리사가 기침을 한 후 초록색 타액을 피자에 뱉었고 이탈리아 국기 색인 초록색과 흰색, 빨간색을 활용해 '코로나 피자'라고 쓴 자막을 내보냈다. "전 세계에 출시될 새로운 이탈리안 피자"라며 비웃기도 했다.
이에 이탈리아 정부는 불쾌함을 표했고 반발이 커지자 카날플러스는 영상을 삭제하고 주프랑스 이탈리아 대사관에 사과 서한을 보냈다. 또 크리스티앙 마세 주이탈리아 프랑스 대사는 디 마이오 이탈리아 외무장관과 함께 로마 중심가의 한 피자 전문 음식점에서 피자를 나눠 먹으며 사태를 간신히 진화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코로나19사태가 장기화되며 대중들은 극도로 예민한 상태다. 평소 같으면 문제삼지 않았을 발언들까지도 시청자들의 레이더망에 걸리고 있다"며 "하지만 당연히 시청자를 지적할 수는 없다. 방송 제작진들이 좀 더 조심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