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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타임머신] 형제는 용감하다, 그라운드에서 빛난 '형제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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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허상욱 기자] 떼려야 뗄 수 없는 단짝, 피를 나눈 형제가 그라운드에서 함께 뛴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역대 KBO 리그에는 수많은 형제 선수들이 그라운드를 거쳐갔다. 1982년 OB에서 데뷔한 구천서-재서 쌍둥이를 포함, KBO리그에 1경기 이상 출전한 형제 선수는 25쌍이다. 치열한 경쟁을 함께 견뎌내는 든든한 존재, '형제'의 힘을 보여줬던 선수들의 모습을 과거부터 모아봤다.

정명원(태평양)과 정학원(쌍방울)은 1995년 최초의 형제 투타 맞대결을 펼쳤다. 당시 팀의 마무리 투수였던 형 정명원이 9회말 대타로 나선 동생 정학원을 유격수 땅볼로 처리하며 승리를 거둔 바 있다. 이날 태평양은 7-3으로 쌍방울을 이겼고, 정명원은 세이브를 기록했다.

윤동배(형)와 윤형배는 롯데 소속으로 KBO리그 역사상 처음, 1군에서 같은 날 한 경기에서 나란히 던진 기록을 갖고 있다. 1994년 4월 30일 인천 현대전, 첫 기록이 나왔고 1996년 8월 18일 사직 LG전까지 총 5경기에 함께 출전했다.

'지화자 형제'로 불리던 지화동-지화선 형제, 1990년 빙그레에 입단한 형 지화동은 93년 동생 지화선이 같은 팀에 입단하며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한국야구 최고의 리드오프였던 정수근과 형과 비슷한 야구스타일로 주목을 받았던 동생 정수성, 두 선수는 크지 않은 체격과 빠른 발을 이용한 베이스러닝, 그리고 폭넓은 수비범위로 활약을 펼쳤다.

1997년 현대에 1차 지명으로 입단, 한화와 SK를 거쳐 KIA까지 4개 팀에서 프로 생활을 했던 최영필의 친동생 최영완도 유신고를 졸업한 뒤 해태 타이거즈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했다.

조동화와 조동찬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형제 선수였다. 조동화는 2000년 SK 육성선수로 프로 무대를 밟았고 조동찬은 2002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지명돼 삼성 유니폼을 입었다. 프로 데뷔 후 한 팀에서만 뛰었던 공통점이 있다. 사진은 은퇴 후 코치로 그라운드에서 다시 만난 형제의 모습이다.

2006년 1월, 한화 유니폼을 입고 포토데이에 나선 안영진과 안영명 형제의 모습. 안영명의 형 안영진은 성균관대 시절 최고구속 150㎞까지 뿌리는 유망주였으나 프로 진출 이후 부상으로 인해 기회를 잡지 못했다.

양훈과 양현 형제는 2015년 넥센에서 한솥밥을 먹었다. 형 양훈은 2015년 한화에서 넥센으로 트레이드 돼 시즌 막판 팀 마운드에 큰 힘을 보탰고 두산에서 뛰었던 언더핸드 투수 동생 양현은 그 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넥센 유니폼을 입었다. 양훈이 2017시즌을 끝으로 방출되며 둘은 엇갈렸다.

나성용과 나성범은 학창 시절, 형제 배터리로 이름을 알렸다. 2015년 6월, 1군에서 맞 대결을 펼친 두 선수는 같은 날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터뜨리는 진기록을 세웠다. 형제 선수가 한 경기에서 나란히 홈런을 기록한 것은 1986년 양승관-양후승 형제 이후 두 번째다.

김사율과 김사훈 배터리는 사촌형제다. 2013년 9월, 광주 KIA전에서 둘은 선발로 첫 호흡을 맞췄다. 당시 김사율은 불펜투수 생활을 접고 선발투수로 변신했고, 확대 엔트리로 1군에 올라온 김사훈은 주전 강민호와 백업 용덕한의 부재로 선발 포수 마스크를 썼다. 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사촌 배터리는 이날 아쉽게도 팀의 승리를 일궈내지는 못했다.

유원상과 유민상 형제는 유승안 전 감독의 아들로 유명하다. 올해로 프로 13년차인 유원상은 2006년 한화의 1차지명을 받아 LG-NC를 거쳐 올시즌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동생 유민상은 2012년 두산에 입단했고 기회를 받지 못하다 2016년 1대1 트레이드로 KT의 유니폼을 입었다. 2017 시즌 후엔 2차 드래프트로 KIA의 유니폼을 입었다'안경 에이스' 박세웅과 KT 박세진의 첫 형제 선발 맞대결은 이루어질까? 고교 최대어로 불렸던 형제는 2년 차이를 두고 나란히 KT에 지명돼 프로에 입단했고 KBO리그 최초 '형제 1차 지명' 이라는 진기록을 만들어냈다. 둘은 2016년 4월,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선발과 중간계투로 만난 적이 있지만 박세웅이 먼저 마운드를 내려간 터라 '맞대결' 수식어를 붙이긴 어려웠다.

SK 최정과 최항은 현재 한솥밥을 먹는 유일한 형제 선수다. 2017년 6월, 3형제 중 장남인 최정의 막내 동생 최항은 처음으로 1군에 등록됐다. 최항은 선발 1루수 겸 8번 타자로 경기에 나섰고 둘은 나란히 팀 승리에 기여했다. 최정은 2020 시즌 주장 완장을 찼다. 형제의 목표는 물론 한국시리즈 우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