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대투수' 양현종(32·KIA 타이거즈)의 주무기는 체인지업이다. 직구와 똑같은 투구폼으로 공을 던져 직구처럼 날아오다 홈 플레이트 직전에 가라앉는 체인지업으로 타자들을 요리하면서 지난 10년을 버텨왔다.
올 시즌 또 다른 주무기를 장착한 듯 보인다. 커브다. '양현종의 불펜 배터리' 이동건 불펜 포수도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 5일 자체 홍백전에서 깜짝 해설위원으로 등장한 이동건은 "현종이 형이 스프링캠프에서 커브 연마에 심혈을 기울였다. 원래 커브 구종을 가지고 있었지만, 이젠 떨어지는 폭이 더 커지고 구속도 빨라졌다"며 엄지를 세웠다.
양현종은 커브 구종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잘 사용하지 않았다. 한 경기 투구수 100개 중 커브 활용 비율이 7% 미만이었다. 그러나 5일 자체 연습경기 때는 달랐다. 체인지업 대신 커브와 슬라이더를 던졌다. 서재응 투수 코치와 등판하기 전 커브 투구 비율을 높이기로 했던 전략을 마운드 위에서 그대로 실천했다. 이날 양현종은 외국인 투수 드류 가뇽에 이어 4회부터 마운드를 이어받아 2이닝 동안 7타자를 상대하면서 무피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아직 커브가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 자신이 마음먹은대로 컨트롤이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러나 5회 1사 1루 상황에선 한준수의 얼굴 높이에서 정중앙으로 떨어지는 커브를 던져 루킹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양현종이 커브 구사 비율을 높이는 건 역시 빅리그 진출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보여진다. 미국 메이저리그 구단의 절반이 양현종에게 관심을 드러내고 있고, 이미 양현종의 스카우팅 리포트가 작성돼 있다. 그럼에도 꿈에 그리던 미국 메이저리그에 입성하기 위해선 2020시즌 활약이 중요한 건 사실이다. 때문에 양현종은 타자들을 더 현혹시키기 위해 커브를 '제2의 주무기'로 가다듬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