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최근 KBO리그에선 대학 선수들의 성공 사례가 많지 않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대학 선수가 불리는 경우도 드물다.
유망주들이 대부분 고등학교 때 지명을 받아 프로에 가더라도 지명을 못받은 선수들 중에 대학에서 실력을 쌓아 화려하게 프로에 들어오는 일이 자주 있었다. 하지만 최근엔 그런 일이 흔하지 않다. 지난해 열린 2020 신인 2차 지명에선 대학야구를 살리기 위해 구단에서 최소 1명 이상 대학 선수를 지명하기로 했고, 총 18명의 대학 선수가 지명을 받았다. 3순위 이내에 지명받은 대학 선수는 천성호(KT·2라운드 2순위) 최지훈(SK·3라운드 10순위) 등 2명 뿐이었다.
대학 선수들의 지명이 적은 이유로는 학과 수업이 꼽힌다. 예전엔 대학에서 수업을 받지 않고서 훈련을 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다른 학생들과 마찬가지로 모든 수업을 들어야 한다. 단체 훈련이 쉽지 않고 훈련량도 많지 않다. 실력을 끌어올릴 시간적 정신적 여유가 없다.
SK 최지훈도 대학 선수들의 어려움을 말했다. 최지훈은 "요즘은 대학에서 수업을 다 들어야 하기 때문에 훈련이 어렵고, 관심도 적다보니 선수들이 조금 의욕을 잃는 경우도 있다"라고 했다.
하지만 최지훈은 달랐다. 광주일고에서 내야수를 봤던 최지훈은 프로에 지명받지 못해 동국대에 진학했다. 최지훈은 지명 받지 못한 이유를 묻자 "당시에 체격도 왜소했고, 송구가 좋지 못했다. 타격도 못했다. 한마디로 야구를 못했다"라고 했다. 동국대 진학해 외야수로 전향하면서 기회를 얻었고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외야수로 3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대학에서 노력한 결과물.
최지훈은 "지명받지 못했을 때 나도 힘들었지만 부모님께서 힘들어하셨다"면서 "부모님을 생각하면서 열심히 했다"라고 말했다.
최지훈은 국내에서 열리는 청백전에서 좋은 타격과 수비로 올해 신인중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5일 청백전에선 안타 2개로 4타점을 올리면서 퓨처스팀의 승리에 1등 공신이 됐었다. 5일까지 타율 3할3리(33타수 10안타), 6타점으로 뛰어난 타격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워낙 외야에 쟁쟁한 선수들이 많아 기회가 주어질지는 아직 미지수. 그러나 워낙 청백전에서의 모습이 좋아 개막 때 1군 진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최지훈은 "외야에 계신 선배들이 워낙 뛰어나셔서 항상 배운다는 생각으로 야구장에 나온다"면서 "언제든지 불러주실 때 1순위가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인천=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