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연기됐던 상반기 채용시장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기업들은 인재 확보와 침체된 고용시장 활력 제고를 위해 채용시장 문을 다시 열 준비에 나섰다.
하지만 아직까지 코로나19 확산세가 매섭고, 정부 차원의 '사회적 거리두기' 권고 지침도 내려져 있는 상태다. 주요 기업들은 온라인 생중계를 통해 채용 설명회를 개최하고, 영상 통화로 면접을 보는 등 예년과는 다른 이른바 '언택트(비대면)' 방식으로 채용전형을 진행중이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와 SK,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이 상반기 신입·경력 채용에 나섰다. 삼성과 LG는 일정을 확정하진 않았으나 4월 초 이후 채용공고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3월30일부터 오는 4월10일까지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실시중인 SK그룹은 SK주식회사 C&C, SK이노베이션, SK텔레콤, SK하이닉스, SK브로드밴드, SK매직이 신입사원 모집에 나선다.
이들은 유튜브 채널을 통해 4월 3일까지 실시간 온라인 채용 설명회를 진행한다. 입사를 원하는 지원자들은 지원하고자 하는 회사의 채용 설명회 방송 시간에 실시간 채팅으로 궁금한 점을 질문하면 채용담당자와 직무담당자의 답변을 즉시 받을 수 있다.
SK이노베이션은 화상면접을 도입한다. 회사는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동참하고 디지털기술을 활용해 중단된 업무의 정상화 및 효율성 제고를 위한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30일부터 채용을 시작한 현대자동차는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일반직과 연구직 신입(인턴포함)·경력 채용 면접을 화상으로 진행한다. 다만 실기평가나 토론면접, 그룹활동 등 오프라인 참석이 필요한 직무의 경우 코로나19 사태 추이를 지켜본 뒤 재개 여부를 신중히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상반기 공채 일정을 앞둔 삼성은 5월 삼성직무적성검사(GSAT)를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계열사인 삼성전자와 삼성SDI는 최근 온라인 캠퍼스 리쿠르팅을 시작했으며 조만간 다른 계열사들도 동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캠퍼스 리쿠르팅은 온·오프라인 채널에서 모두 진행됐지만 올해는 온라인에서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LG그룹 역시 4월 초 이후부터 상반기 채용에 본격적으로 나설 전망이다.
CJ그룹은 앞선 3월 말 상반기 공채를 계획했으나 잠정 중단한 상태다. 이달 중 재개 일정 조율에 나설 예정이다. 이들 역시 일부 계열사가 비대면 면접 도입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주요 IT 기업들과 게임업체들도 언택트 채용을 진행하고 있다. 먼저 네이버와 카카오는 상시 경력채용에 화상면접 등의 방식을 도입했다. 코로나19가 지속된다면 하반기에 진행될 대규모 개발자 채용 전형에도 언택트 방식을 도입할 계획이다.
네이버 자회사인 라인플러스는 올해 신입 개발자 채용 접수부터 면접에 이르기까지 모든 전형을 언택트 방식으로 진행한다. 서류전형과 코딩 테스트를 모두 온라인으로 진행하고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면접 전형도 원격으로 이뤄진다.
수시 채용을 진행중인 넷마블 역시 화상면접을 통한 채용에 나섰다. 넷마블은 하반기 신입 공채에도 온라인 채용 방식을 적용할 지 여부를 검토중이다.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 역시 신입과 경력 수시채용 대부분을 면접과 화상으로 진행한다. 이스트소프트는 상반기 공개채용 전 과정을 온라인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채용이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급하게 도입된 감이 있지만, 이번을 계기로 기업 내 제대로 된 인프라 구축 등 환경이 갖춰진다면 향후 정기 공채 내 주요 채용방식들 중 하나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