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세상의 모든 축구가 중단됐다. 매일매일 지구촌 어디선가에선 열리고 있다던 축구가 사라졌다.
축구가 멈춰서니 당연히 베팅 시장도 멈춰섰다. 매주 베팅에 목숨 걸던 팬들도, 업자들도 죽을 맛이다. 각 베팅사이트는 라이브 경기에 목말라 있다. 유럽에서 1부리그를 유일하게 운영중인 벨라루스와 중남미 니카라과 리그가 베팅사이트 메인화면을 장식하고 있다. 일부 국가에서 관중이 거의 없는 하부리그 연습경기를 허용하고 있는 상황, 오죽하면 하부리그 연습경기까지 베팅꾼들이 몰려들고 있다.
1일(한국시각) AP통신에 따르면 스웨덴 7부리그팀, 말뫼 인근에 위치한 스카베르스외 IF가 뜻하지 않은 베팅의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베팅에 굶주린 전세계 곳곳의 팬들이 지난 31일 진행된 스카베르스외와 바스트라 잉겔스타드의 연습경기에 일제히 몰려들었다. 구단엔 팀 전력과 플레이스타일을 묻는 메시지가 빗발쳤다. 마티아스 안데르손 스카베르스외 회장은 "헝가리, 덴마크, 영국, 아시아 등 각지에서 베팅업자로 짐작되는 사람들이 소셜미디어나 이메일 등을 통해 구단의 정보, 플레이스타일을 질문했다"고 털어놨다.
1대1로 경기를 비긴 후 사태는 더 심각해졌다. 안데르손 회장은 "경기 후 정말 많은 협박 문자가 날아들었다. 죽여버리겠다는 살해 협박에, 코로나19로 우리 팀이 다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등… 정말 제정신이 아닌 것같았다"고 했다.
안데르손 회장은 "연습경기에 쏟아지는 관심을 처음엔 재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나중엔 정말 큰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우리는 모두 아마추어 선수들이다. 보통 우리팀 경기에는 베팅하지 않는다. 정말 겁나는 상황이었다"고 심경을 드러냈다. "내가 대학에서 마케팅 공부를 시작할 때 '모든 홍보는 좋은 홍보'라고 배웠는데 이번 일을 겪으면서 그 이론을 의심하게 됐다. 베팅계의 어두운 일면을 봤다"며 두려움을 표했다.
스웨덴의 경우 상위리그 정규경기, 연습경기는 모두 취소됐지만 50명 미만이 모이는 하부리그 연습경기는 지역 이동만 제한한 채 그대로 치러지고 있다. 안데르손 회장은 "이번 베팅 협박사건을 경찰에 신고하지는 않았지만 다음 이사회에서 정식 안건으로 올려 협의해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