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최고 권위의 테니스 대회, 윔블던도 코로나19 여파를 이겨내지 못했다.
윔블던 대회를 개최하는 올잉글랜드 테니스클럽은 2일(한국시각)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134번째 윔블던 대회 개최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
매년 여름 영국에서 개최되는 윔블던은 전 세계 프로 테니스 선수들이 참가할 수 있는 최고 권위의 대회다. 1877년 창설돼 지난해까지 133번의 대회가 치러졌다. 4대 메이저 대회 중 유일하게 잔디 코트에서 열린다.
올해 대회는 6월29일 열릴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강타하고 있다. 영국의 경우 왕세자, 총리까지 확진 판정을 받는 등 패닉에 빠진 상황이다. 이미 축구 프리미어리그가 중단됐고, 계속 상황이 악화되자 리그 취소 논의가 되고 있다.
윔블던 대회가 전면 취소된 건 무려 75년 만의 일이다. 대회가 열리지 않은 건 1915년부터 1918년까지, 그리고 1940년부터 1945년까지 딱 두 기간 동안 개최를 못했다. 세계 1, 2차 대전 때문이었다. 전쟁과 같은 심각한 이유가 아니고서야 어떻게든 명맥을 유지해왔던 윔블던이, 코로나19 벽 앞에 막히고 말았다.
윔블던보다 먼저 열리는 또 다른 메이저 대회 프랑스 오픈은 대회를 5월에서 9월로 연기했다. 윔블던은 연기를 할 수 없었을까. 위에서 언급했듯이 윔블던은 잔디 코트에서 열린다. 여름이 아니고서는 프로 선수들이 경기를 할 수 있는 잔디 상태를 유지할 수 없다. 때문에 주최측은 취소 결정을 최대한 미뤄오다가, 대회보다 선수와 관중들의 건강이 우선이라는 판단에 최종 취소 결정을 내렸다.
하마터면 2020년 테니스 4대 메이저 대회를 모두 보지 못할 뻔 했다. 1월 열린 호주오픈은 대형 산불로 인해 취소 위기에 몰렸었지만, 우여곡절 끝에 대회를 마쳤다. 윔블던이 취소가 된 가운데 프랑스 오픈과 US 오픈도 취소될 가능성이 매우 높아지고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