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느린 컨베이어 벨트와도 같았다."
비록 속도는 느릴 지라도 꾸준히 그리고 확실하게 움직인다. 그리고 일정 시점이 다가오면 망설임 없이 작별한다. 과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왕조'를 구축한 알렉스 퍼거슨 경의 선수 선발과 운용에 관한 스타일이다. 그의 팀 운용을 직접 체험한 레전드 게리 네빌은 이 같은 퍼거슨 전 맨유 감독의 스타일을 "느린 컨베이어 벨트 같다"고 표현했다.
해외 축구전문매체 골닷컴은 2일(한국시각) 스카이스포츠를 인용해 퍼거슨 전 감독에 대한 네빌의 묘사를 전했다. 퍼거슨 전 감독은 맨유 감독 시절 13번의 EPL 우승과 2번의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5번의 FA컵 우승 등을 거머쥐며 맨유 전성기를 이끌었다. 이 시기에 팀의 핵심 수비 요원이었던 네빌은 "퍼거슨 감독은 스쿼드를 적절하게 변화하면서 왕조를 구축했다. 그런 과정들을 지켜보면 마치 느린 컨베이어 벨트처럼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느린 컨베이어 벨트'라는 건 퍼거슨 전 감독이 선수들을 영입하고 교체하는 방식을 잘 표현하고 있다. 컨베이어 벨트는 2차 산업 혁명을 이끈 핵심 발명품이다. 미국의 '자동차왕' 헨리 포드가 고안한 것으로 공장의 효율을 비약적으로 늘렸다. 자동으로 움직이는 벨트 위에 놓인 기계 부품들이 순차적으로 늘어선 노동자들의 분배 공정을 거쳐 완성품이 되어간다. 핵심은 '꾸준함' 그리고 '연속성'이다. 벨트 위의 부품은 시간이 지나면 다른 부품으로 대체된다.
네빌은 이런 특징과 퍼거슨 전 감독의 방식 사이의 유사성에 주목한 듯 하다. 그는 "퍼거슨 감독은 스쿼드 구성 대 어린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EPL에서 활약이 좋은 선수들, 그리고 다음으로 해외리그 선수들이다. 완전히 만들어진 스타보다는 가능성 있는 인재들을 영입했다"면서 "동시에 실력이 떨어졌거나, 통제를 벗어났다고 판단되는 선수들은 가차 없이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감정을 배제한 채 철저하게 효율성을 추구한 퍼거슨 전 감독의 스타일이 바로 맨유 제국의 비결이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