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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핫포커스]'백업' 쑥쑥, 윌리엄스 감독 제로베이스+개막연기에 더 강해지는 KIA 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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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진회 기자] KIA 타이거즈의 백업 자원들이 쑥쑥 성장하고 있다. 덕분에 팀 뎁스는 더 강력해지고 있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건 '유격수 뎁스'다. 2016년 육성선수 신분으로 KIA 유니폼을 입은 김규성(23)이 올 시즌 주전 유격수로 수비 포지션을 옮긴 박찬호(25)를 서서히 위협하는 존재로 부상하고 있다. 수비는 이미 크게 나무랄데 없었다. 문제는 타격이었다. 그러나 자신의 단점을 빠르게 지워가고 있다. 김규성은 지난 31일 자체 연습경기에서 2번 타자 겸 유격수로 출전, 멀티히트를 기록했다. 지난달 23일 홍백전에선 박찬호 백업으로 교체출전, 8회 우전안타에 이어 9회 홈런을 작렬시키기도.

지난해 현역으로 군제대한 김규성은 다소 적응의 시간이 필요했다. 올해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에서 다소 부진했다. 17경기에서 10개의 볼넷을 골라낸 반면 삼진을 8차례나 당하며 "컨택 능력이 좋다"고 맷 윌리엄스 신임 감독에게 보고한 스카우트 파트를 다소 난처(?)하게 만들었다는 후문. 그러나 지난 16일 귀국 진행되고 있는 연습경기에서 자신이 가진 장점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다. 지난 31일 홍백전에서 자체 중계 해설을 맡은 권윤민 KIA 스카우트 그룹장은 "캠프를 통해 많이 성장한 듯 보인다. 윌리엄스 감독에게 김규성의 장점으로 컨택 능력이 좋다고 보고했는데 사실 캠프에선 삼진을 많이 당하더라. 그러나 누구나 적응의 시간이 필요한 법이다. 이젠 적응을 마치고 어느 정도 감각을 찾은 듯 보인다. 김규성은 박찬호와 황윤호 그리고 올 시즌 루키 박 민과 함께 KIA의 미래를 이끌어가야 할 선수"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지명타자 뎁스 강화도 오름세다. 포수 이정훈이 가세했다. 새 시즌 주전 지명타자는 팀 내 핵심 최형우가 맡을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다만 변수는 있다. 나지완이 좌익수 경쟁에서 밀려날 경우 최형우가 주전 좌익수로 보직을 옮기게 될 수 있다. 그러면 다시 지명타자 자리가 공석이 된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상황 속에서 이정훈이 틈새를 파고들고 있다. 지난 31일 연습경기에선 홈런으로 윌리엄스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0-0으로 팽팽하던 4회 2사 2루 상황에서 홍건희를 상대로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투런 아치를 그려냈다.

포수 경쟁에선 일단 후순위다. 지난해 포수 마스크를 가장 많이 쓴 한승택을 비롯해 베테랑 김민식 백용환 그리고 '젊은 피' 한준수 사이에서 주전경쟁 중이지만 진갑용 배터리 코치는 한승택을 주전 안방마님으로 중용하는 분위기다. 백업도 김민식 백용환이 선점한 모습이다. 때문에 이정훈은 수비 대신 타격으로 자신의 가치를 뽐내야 하는 상황. 캠프에서도 13경기에 출전, 타율 3할3푼3리(18타수 6안타) 장타율 0.444를 기록했다.

이렇게 곳곳에서 뎁스가 강화되는 건 윌리엄스 감독의 제로베이스 효과가 크다. 이름 값, 편견없이 모든 선수들을 파악하겠다는 것이 윌리엄스 감독의 취임일성이었다. 때문에 캠프도 역대급으로 구성됐고,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자극하는 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권 그룹장은 "2군 선수들이 1군 선수들과 함께 훈련하고 경기를 뛰면서 목표를 명확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 같다. '잘하면 자신도 1군에서 뛸 수 있다'는 희망이 선수들을 더 뛰게 만드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무엇보다 코로나 19 여파로 계속 연기되는 개막일도 뎁스 강화에 도움이 되고 있긴 하다. 주전 선수들은 컨디션을 관리하는데 고전할 수 있겠지만, 백업 자원의 경우 정반대다. 주전선수들만큼 기량을 더 끌어올려야 하는 시간이 필요한데 그 시간을 코로나 19 여파로 벌고 있는 셈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