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완벽한 테이블 세팅으로 KBS의 주말극 부진을 끊어낼 준비를 마쳤다.
28일과 29일 방송을 통해 방송 첫주를 무사히 보낸 KBS2 새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양희승 극본, 이재상 연출)가 첫 방송 시청률 23.1%에 이어 이튿날도 23.2%와 26.3% 시청률을 기록하며 이미 전작이던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배유미 극본, 한준서 연출)의 기록들을 제쳤다. 또 전작의 최고 시청률이던 32.3%도 머지 않아 깨질 것으로 보이며 시청자들의 기대감 역시 높아지는 중이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첫 방송부터 빠른 전개로 시청자들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자살 시도나 출생의 비밀 등 자극적인 소재의 등장은 없었지만, '이혼'이라는 다소 파격적인 소재를 전면에 끌어오며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운 것. 여기에 송영달(천호진)과 장옥분(차화연)의 아들인 송준선(오대환)과 딸 송가희(오윤아)가 각각 이혼해 집으로 돌아오는 모습이 그려졌고, 여기에 결혼식을 올린 막내딸 송다희(이초희)가 신혼 첫날 밤 짐을 싸서 다시 집으로 돌아오는 등의 '대환장 스토리'가 이어졌다.
빠른 전개는 다음 날에도 이어졌다. 송나희(이민정)가 남편인 윤규진(이상엽)에게 이혼을 통보하는 모습이 그려진 것. 유산이라는 큰 사건과 고부간의 갈등이라는 감정의 골 속에서 이 간극을 쉽게 좁힐 수 없었던 이 부부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방송을 통해 그려지며 시청자들의 감정이입을 끌어내기도 했다. 홀로 가슴앓이를 하는 송나희의 마음이 시청자들에게 전달되며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두 사람이 '이혼'이라는 최후의 합의점에 도달하기 위해서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이렇듯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말 그대로 결혼을 한 번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당당히 그려내며 시청자들의 눈에 쏙 들어왔다. 당당히 자신의 이혼 사실을 드러내며 "저 한 번 더 가도 되겠지 않느냐"고 말하는 송가희의 모습이 매력적으로 다가왔고, 딸들과 시간을 보내며 전 아내인 성현경(임정은)과 계속해서 교류하는 송준선의 모습도 시선을 모았다. 여기에 송다희도 이제 '파혼'으로 인생의 굴곡을 한 차례 맛본 가운데, 이들이 보여주게 될 유쾌한 반란에도 기대가 쏠린다.
게다가 이미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러브라인 맛집으로도 소문이 자자한 바. 송나희와 윤규진, 송준선과 성현경 외에도 송다희의 앞에 새롭게 나타난 남자 윤재석(이상이), 그리고 송가희 앞에 이제 나타날 연하남 박효신(기도훈)의 '합'이 드라마 시청자들의 관심도를 더 높이고 있다. 여기에 아직 등장하지 않은 인물 강초연(이정은)을 향한 기대는 이미 높다. 강초연은 용주시장에 파란을 일으키는 인물이 될 예정. 이를 연기할 이정은에 대한 믿음과 신뢰 역시 두터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의 등장을 애타게 기다리는 시청자들의 목소리도 높은 상황이다.
그동안 KBS는 '진부하다'는 이야기를 들을 정도로 비슷한 내용이 이어진 주말드라마를 연속해서 방영한 탓에 시청자들의 충성도를 많이 잃은 상황이다. 전작이던 '사풀인풀'은 자체 최저 시청률인 13.6%까지 찍었고, 최근에도 15.9%(93회)를 기록하는 등 부진을 면치 못했던 바 있다. 앞서 방송됐던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도 30%대 시청률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전작들에 비해 화제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여러모로 아쉬움만 남겼던 KBS 주말극 사이에 '신선함'을 무기로 한 양희승 작가의 글이 찾아오며 남다른 파란을 일으키는 중이다. tvN '고교처세왕'부터 '오 나의 귀신님', MBC '역도요정 김복주', tvN '아는 와이프'까지 프라임타임 미니시리즈를 주로 집필했던 양희승 작가가 주말극에 젊은 활기를 그대로 심어넣고 있는 것. 그동안 본 적 없는 문법의 주말드라마의 탄생 역시 기대해 볼 만 한 부분인 셈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us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