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가수 송대관이 애처가 면모를 드러냈다.
30일 방송된 SBS 플러스 '김수미의 밥은 먹고 다니냐?'(이하 '밥먹다')에는 트로트의 제왕 송대관이 출연했다.
이날 송대관은 "김수미에게 마음의 빚과 금전적인 빚이 함께 있다"고 고백했다. 그는 "알다시피 아내가 사업한다고 크게 벌려서 200억 원 들여서 땅을 사지 않았냐. 근데 그게 잘 안 됐다. 그 와중에 은행 이자는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내가 보증 서고 은행에 땅이 압류된 상태인데 안 풀어줬다"며 당시를 떠올렸다.
송대관은 "아내가 김수미와 워낙 친하니까 답답한 심정을 토로했다. 그러니까 마음이 여린 김수미가 당시 딸 결혼 자금을 아내에게 주면서 빨리 갚으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에 김수미는 "그때가 내 딸 결혼식 한 달 반 전이었다. 근데 땅이 넘어간다는 말에 내 딸 결혼식보다 더 급했다"며 "근데 그 돈마저 은행에 가기 전에 사기당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송대관은 "김수미가 정말 여장부다. 오히려 자기가 돈 빌려주고도 마음 아파했다. 김수미는 정말 큰 사람인 거 같다"며 "김수미한테 큰 짐이 돼서 마음속으로 많이 울었다"며 힘든 상황에 먼저 손을 내밀어준 김수미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자 김수미는 "친구가 뭐냐. 친구가 영광스럽게 잘나갈 때는 뒤에서 응원하고 친구가 급할 때는 내가 뛰어 가주는 게 친구 아니겠냐"며 남다른 의리를 보였다.
또 김수미는 이날 송대관에게 "너무 고통스러울 때는 아내를 원망한 적도 있냐"고 물었다. 이에 송대관은 "내 아내는 죄가 없다. 자기 전공 살려서 투자해 돈 벌면 남편을 더 빛나게 해주기 위해서 꿈을 크게 가졌던 건데 안 된 건 어쩔 수 없는 거다"라고 답했다.
이어 송대관은 아내의 사망 루머에 대해 "근거 없는 소문은 아니었을 거다"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그는 "상황이 아주 심각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아내를 매섭게 질타하고 입방아가 끊이질 않았다"며 "어느 날 아내가 친한 언니의 차를 빌려 나가서는 안 들어왔다. 예감이 좋지 않았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기다려도 오지 않는 아내에게 1분에 한 번씩 문자 메시지를 보냈다는 송대관은 "아내에게 '왜 당신이 극단적인 생각을 하려고 하냐. 그렇게 된다고 다 해결되는 거 아니고 세상만 더 시끄러워진다. 누구 좋으라고 목숨을 끊으려고 하냐. 그렇게 생각하지 마라. 난 당신을 한없이 사랑하고 보듬어주고 싶은 사람이니까 잠 못 들게 하지 말고 돌아와 달라'고 보냈다"고 털어놨다.
큰 상처를 남긴 그날의 기억을 떠올리며 마음 아파하는 송대관에게 김수미는 "그때 문자가 계속 와서 아내가 정신이 들었다더라"고 전했다. 김수미를 통해 당시 아내의 심정을 처음 전해 들은 송대관은 울컥했고, 이내 "나한테는 그런 말 안 했는데 안 봐도 훤하다"며 마음 아파했다.
아내에 대한 깊은 신뢰와 애정으로 위기를 극복한 송대관은 "그 이후로 많은 질문을 받는데 오늘날의 송대관이 있기까지는 내 아내가 있다"고 당당하게 밝혔다. 그러면서 "난 그 사람의 영원한 바람막이가 될 거고, 그 사람을 위해서 뭐든지 희생할 각오가 돼 있다"고 말해 감동을 자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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