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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대성 딜레마, 다른 대안 없는데 사용법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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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다른 대안이 없는데, 사용법이 너무 어렵다?

남자프로농구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조기 종료를 선언했다. 10개팀들은 코로나19 사태가 하루빨리 진정되길 희망하면서, 벌써부터 다음 시즌 준비를 위한 주판알을 튕기느라 바쁘다.

가장 큰 업무 중 하나가 전력 보강이다. 자유계약(FA) 자격을 얻은 선수들을 데려오며 팀 전력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는 선수 중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가드 이대성(전주 KCC)이 꼽힌다. 가드 포지션 뿐 아니라 전 포지션 통틀어 이번 FA 자원들 중에서는 팀 컬러를 확실히 바꿀 에이스급 선수가 이대성 외에 눈에 띄지 않는다.

이대성은 지난 시즌 울산 현대모비스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이끌었다. MVP도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이번 시즌 도중 갑작스럽게 KCC로 트레이드가 됐다.

시즌 전부터 마찰이 있었다. 이대성은 구단이 제시한 3억원이라는 거액의 연봉을 뿌리치고 1억9500만원만 받겠다고 했다. 제도를 이용한 선택이었다. 현대모비스 입장에서는 FA 자격을 얻으면 팀을 떠나겠다는 선전 포고를 받은 것처럼 느껴질 수밖에 없었다. KBL 규정상 보수 상위 30위 안에 들지 않으면 FA 자격을 얻었을 때 보상 규정에서 자유로워진다. 다른 팀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달려들 수 있다.

이대성은 한 해 연봉을 줄여 보수 순위 3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이대성을 FA로 영입하고픈 구단은 그의 몸값만 맞추면 된다. 보상선수 1명+전년도 보수 50% 또는 전년도 보수 200%를 내주지 않아도 된다. 돈도 돈이지만, 주축 선수를 보상 선수로 잃었을 때의 타격이 크다. 농구는 FA 이적 선수 포함 4명밖에 보호 선수로 지정하지 못한다. 팀 핵심 선수를 빼앗길 여지가 있다. 선수 가치는 단순히 몇억원으로 단정지을 수 없다. 그래서 보상 규정 탓에 FA 선수 영입을 주저하는 팀들이 많다.

가드 보강이 필요한 팀들의 경우, 이대성은 군침을 흘릴만한 카드다. 현대모비스 우승을 이끌었던 당시 거침 없는 돌파와 외곽슛 능력, 빠른 속공 전개 등을 보여줬다. 그의 가장 큰 무기는 동포지션에서 압도적인 신체다. 운동 능력을 앞세워 마음 먹고 수비를 하면 그를 뚫을 수 있는 국내 가드는 많지 않다.

여기에 위에서 언급했듯이 보상 규정이 없어 상대적으로 저렴하게(?) 그를 영입할 여지도 있다. 경쟁이 붙으면 몸값이 올라가겠지만, 이대성의 커리어를 봤을 때 김시래(창원 LG) 사례를 보면 어느정도 몸값선이 정해질 듯. 포인트가드 김시래는 이번 시즌을 앞두고 LG와 계약기간 5년 보수총액 6억원에 계약을 맺었었다.

하지만 이대성을 데려갈 팀은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이대성은 메인 볼 핸들러 역할을 원한다. 대부분의 공격을 자신이 주도하고 싶어 한다. 이럴 경우 나머지 선수들이 허수아비가 될 위험이 커진다. 스타급 선수가 있다면 교통 정리도 안된다. KCC 이적 후 이대성의 부진을 살펴보면 이유가 있다. 조직적인 농구를 원하는 전창진 감독 스타일에 전혀 적응하지 못했다. 주포 이정현과의 공존도 문제였다.

이대성은 현대모비스 시절 자신이 원하는 농구를 하지 못한다며 종종 불평을 드러냈지만, KCC 시절과 비교하면 훨씬 더 자유롭게 농구를 했었다. 유재학 감독이 소위 말하는 '밀당'을 하는 듯 하면서도 그의 농구를 인정했다. 양동근, 함지훈 등 베테랑들도 자신을 희생하며 이대성에게 힘을 실어줬었다.

이대성을 영입하는 팀은 그를 중심으로 완전히 팀을 개편할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이대성 영입 효과는 큰 폭으로 줄어들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대성이 한 시즌 내내 팀을 승리로 이끌 꾸준함과 내구성이 있느냐고 묻는다면 여기에도 물음표가 달린다. 결국 팀과 감독 스타일이 이대성의 다음 시즌 농구를 좌지우지할 것으로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