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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다음의 내가 기대돼"..'사풀인풀' 오민석이 맞은 데뷔 15년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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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데뷔 15년차, 배우 오민석(39)에게는 또 하나의 '인생캐'가 찾아왔다.

2006년 '나도야 간다'로 데뷔한 오민석은 tvN '나인 :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 SBS '신의 선물-14일'(2014) 등으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이후 tvN '미생'의 강대리로 출연, 인생캐릭터를 남겼고, MBC '킬미힐미'(2015)와 MBC '왕은 사랑한다'(2017)를 통해 시청자들의 마음에 깊게 남았다. 최근에는 KBS2 '추리의 여왕2'(2018)까지 출연하며 폭넓은 연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최근 오민석은 KBS2 주말드라마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배유미 극본, 한준서 연출, 이하 사풀인풀)을 통해 사랑을 쟁취하는 남자 도진우로 분했다. '사풀인풀'은 뭔가 되기 위해 애썼으나 되지 못한 보통 사람들의 인생 재활극으로, 울퉁불퉁 보잘것없는 내 인생을 다시 사랑하고 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아가는 '소확행' 드라마로, 오민석인 연기한 도진우는 김설아(조윤희)의 남편이자 재벌3세로, 문해랑(조우리)과 외도하는 등 죄를 짓기도 했지만 결국에는 김설아와 재결합하며 시청자들에게 박수를 받았다.

오민석은 24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사풀인풀'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민석은 "끝났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 아직은 실감이 조금 나는 단계다. 코로나 때문에 저희가 종방연을 못해서, 감독님과 배우들끼리 모여서 간단하게 맥주 한잔을 했는데, 오늘 아침에 일어나서 이제 인터뷰를 하려니까 실감이 나는 단계인 것 같다. 작년부터 오래 찍기도 찍었다. 따뜻할 때 시작해 따뜻할 때 끝났으니 일년을 함께한 셈이다"고 말했다.

최종회에서 오민석이 연기한 도진우는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주인공인 김설아와의 사랑을 쟁취하며 마무리됐다. 이에 엔딩에 대해 오민석은 "제 마음에는 든다"며 "마지막 촬영 전주 정도에 나와 설아가 연결될 거라는 얘기를 들었다. 촬영 중에 마지막회 대본이 나와서 그때 알게 됐는데, 제 첫 반응은 '붙네?'였다. 결국 우리 둘이 되나 보다 싶은, 그런 마음이었다. 조윤희 씨도 그랬다. 저희도 어떻게 끝나는지 궁금하니까 감독님께 많이 물었는데, 각자의 길을 가고 홀로서는 방향으로 갈 거라는 생각이 지배적이어다. 그래서 그렇게 마무리가 되겠다 싶었는데, 이렇게 마무리가 되는 걸 보고 의외라는 생각도 들었다"고 밝혔다.

오민석은 '의외'라고 했지만, 도진우는 시청자들에게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인물. 비록 과거에 문해량과의 외도로 죄를 짓기는 했지만, 김설아만을 향한 일편단심 사랑으로 시청자들에게 용서를 받았다. 그는 "응원을 받기는 했지만, 가능성은 희박할 거라고 생각했다. 아무래도 제가 잘못한 것도 있었고, 그래서 설아와 잘되는 것이 약간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스스로 노력은 물론 했지만, 결과에 저도 놀랐다. 제 예상으로는 아무랑도 안되고 설아는 설아대로 홀로서기를 하고, 저의 진정한 사랑은 설아를 놔주는 거라고 생각했다. 문태랑(윤박)도 친구로 남는 열린 결말이 될 줄 알았는데 제가 다시 결혼을 하게 되더라. 그래도 좋았다. 후반부에는 이미 이렇게 된 이상, 다시 같이 살아도 되겠다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오민석은 "이렇게 된거 최선을 다하자고 생각했고, 내가 잘못한 것(외도)을 인정하고 그걸 만회하기 위해 그 사람이 아무리 나를 밀쳐도 끝까지 될 때까지 찍자는 생각이 있었다. 가족들에게도 잘하고 이 사람에게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 하자는 생각이었다. 포기할 생각을 요만큼도 주지 말고 밀자고 생각했다. 제가 잘못한 게 너무 컸다"며 "반응을 보니 '제발 설아와 붙여줘라'는 반응이 보이더라. 또 '전남편이랑 붙여라 남친이랑 붙여라'도 있었는데 한동안 혼란이 좀 왔지만, 저도 설아랑 붙이 위해서 최선을 다했다"고 밝혔다.

'악역'이라고 비춰질 수 있는 부분도 있었지만, 오민석은 사랑에 충실한 남자로 도진우를 설정했다. 그는 "표면적으로 보면 악역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저 스스로는 악역이라고 믿지 말자는 것이 제 목표였다. 제 스스로 할 수 있을 만한 합당한 것은 다 하자는 생각이었다. 꼭 악역이라고 해서 악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동기부여가 되는 행동을 스스로 합리화시켜서 최선을 다해서 하자는 생각이었다. 이 사랑이 진실이라고 믿자고 생각했고, 분명 그 뒤에 면죄부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고 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귀엽다'는 반응까지 받아냈다. 오민석은 "그런 반응들을 봤는데, 진짜 제가 귀여워서 귀엽다고 하는 건지 의심을 했다. 나이에 안 맞게 처량해보여서 그러는 건가 싶었고, 솔직히 말하면 제가 뭐를 할 ‹š 귀여운지 모르겠다. 저는 제가 귀엽지 않은데, '이게 귀여운 건가?'싶다. 귀엽다고 생각하시는 포인트를 알면 연기에 써먹을 텐데, 어디가 귀여운 건지 모르겠더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사랑의 라이벌이었던 윤박과의 호흡에도 궁금증이 쏟아졌다. 이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자 오민석은 "박이랑은 친하다. 연락도 자주 하고 있다"며 "박이에게 약간 미안해지는 감정도 생기고 그래서 처음에는 찝찝하기도 했다. 그런 감정이 계속 가슴에 있으니. 그런데 박이 입장을 생각해보면 속상할 수도 있을 거 같다고 생각했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만 생각하고 묻지는 못했다. 그런데 박이가 허심탄회하게 얘기했고, 진짜 착하고 이해심이 많았다. 이 친구가 정말 배려심이 많은데 저를 감싸주더라. 그게 정말 고마웠다"는 말로 두 배우 사이의 속사정을 언급했다.

주인공과 최종적인 사랑을 이뤄냈기 때문일까. 오민석에게는 '최대 수혜자'라는 평이 이어졌다. 그는 "부끄럽다. 부끄럽고 창피하다. 표면적으로 봐도 웃기다. (도진우는) 불륜한 애고, 불륜한 애가 제 힘이 아니라 시청자들에 힘입고 작가님의 결정으로 설아와 붙었는데 마치 내가 진짜 잘해서 이렇게 된 것 마냥 잘해서 이뤄진 것이라는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이게 내가 타당하게 생각이 든다면 '기분 좋다'고 했을 텐데, 감사하고 기쁜 감정이 들면서도 복합적인 거 같다. 부담스럽기도 하고 창피하기도 하다"는 솔직한 마음을 털어놨다.

때문에 '미생'의 강대리를 넘는 인생캐릭터를 다시 만났다. 이에 대해 "인생캐 중에 하나로, 의미 있는 작품은 맞는 거 같다. 안 해봤던 것들도 많이 해보고, 반신반의 했던 것들도 해보기도 했다. 의외로 좋은 반응을 보여준 역할이고 캐릭터라서 하면서도 많은 것을 느꼈다. 다른 작품을 할 때에는 연기를 하기가 바빴는데, 이걸 하면서는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 지금은 이렇구나'를 느꼈다. 연기에 있어서 불편함과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는데, 이제는 그런 게 사라졌다는 것을 느꼈고, 제가 카메라 앞에서 더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겠다는 것들이 다가왔다. 연기를 복잡하게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했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이제는 허당기가 있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다가가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냈다.

데뷔 15년차를 맞이한 오민석은 전과는 다른 앞으로의 모습을 더 보여줄 예정이라고. 그는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다음 작품을 할 때 저는 제 스스로 기대된 적이 처음이다. 거만하게 들릴 수 있지만, 다음 작품은 어떨까. 다음 캐릭터에 접근하는 나의 방식이나 이런 것들이 심플해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안 좋은 연기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내 스스로는 그래도 명확한 방향성을 제시해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사풀인풀'을 마친 오민석은 휴식을 취하며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