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실=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아무래도 컨디션이 자꾸 다운되는 것 같네요."
두산 베어스 이영하가 스프링캠프 이후 국내 연습경기에 첫 등판을 가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총 2경기에 나섰던 이영하는 잠실구장에서 훈련이 시작된 이후 자체 청백전에 등판하지 않고 불펜 피칭으로 컨디션을 가다듬었다. 그리고 25일 청백전에서 마운드에 올랐다. 청팀 선발로 나선 이영하는 이날 2이닝동안 34구를 던지면서 1안타 2탈삼진 2볼넷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직구, 커브, 슬라이더를 섞어 던졌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8㎞까지 나왔다. 1회말 박건우에게 볼넷, 정수빈에게 2루타를 허용한 후 김재환에게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1실점 한 이영하는 2회에도 류지혁에게 몸에 맞는 볼을 내줬으나 이유찬 타석에서 유격수-2루수-1루수로 이어지는 병살타를 유도해냈다.
경기 후 만난 이영하는 "개막을 기다리는 입장이고 아직 정해진 게 없다보니 목표가 없어진 기분이다. 몸도 안올라오고 전체적으로 다운이 된다"고 아쉬워했다. 자차를 이용해 집과 야구장만 오가고 있다는 이영하는 "생활 패턴이 단조로워지니 분위기가 가라앉아 있다. 나 뿐만 아니라 팀원들 전체적으로 마찬가지인 것 같다"면서 "항상 조심하고 있다. 한명이 걸리면 팀 전체가 피해를 입을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친구들이나 지인들도 최대한 안만나고, 가족들도 나를 배려해 항상 조심하는 것 같다"며 웃었다.
모처럼 마운드에 오른만큼 아직 만족스럽지 않다. 이영하는 "공 자체는 괜찮은 것 같은데 지금 밸런스나 공을 던지는 포인트가 안잡혀서 조금 더 해봐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래도 희소식은 국내 상황이 더 좋아진다면 4월 20일 이후에는 시즌 개막을 할 수 있고, 4월 7일부터는 타팀과의 연습경기도 치를 수 있도록 KBO가 검토하고 있다. 이영하도 이 소식을 반기며 "우리팀 선수들하고만 계속 경기를 하면 긴장감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타팀과의 연습 경기가 시작되면 몰입도 되고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17승을 거둔 이영하는 올해도 팀의 중심을 맡아줘야 할 선발 투수다. 개막이 한달 가까이 미뤄지면서 맥이 풀렸지만, 실전이 시작되면 컨디션은 다시 살아날 것이다. 지금의 관리가 중요하다.
잠실=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