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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롯데 한동희 "지난 부진 내 책임, 올해 후회 없는 시즌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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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한동희(21). 어느덧 프로 3년차까지 달려왔다.

데뷔 시즌이었던 2018년 개막 엔트리 포함 때만 해도 그를 향한 기대는 컸다. 거인군단의 미래를 책임질 기대주였다. 하지만 한동희의 1군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초반에 반짝하던 방망이는 곧 식었고, 수비에선 잔실수가 이어지면서 고개를 늘어뜨리는 날이 길어졌다. 1, 2군을 오가는 생활 속에 프로에서의 2년이 지나갔다.

지난해 한동희는 59경기서 타율 2할3리(187타수 38안타), 2홈런 9타점, 출루율 2할7푼1리, 장타율 2할8푼3리에 그쳤다. 월간 타율 2할9푼4리를 기록하던 4월 무릎 부상으로 수술을 받고 복귀했으나, 반등은 없었다. 후반기 17경기 타율은 1할4푼8리에 그쳤다. 부상, 팀 부진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는 평가지만, 데뷔 시즌(87경기 2할3푼2리, 4홈런 25타점, 출루율 2할7푼9리, 장타율 3할6푼)에 비해 퇴보한 모습엔 아쉬움을 지울 수 없다.

호주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귀국한 한동희의 얼굴은 검게 그을려 있다. 미래가 보장되지 않은 경쟁 구도 속에서 스스로를 갈고 닦는 것 외엔 방도가 없는 실정. 올 시즌 롯데의 3루수 자리를 두고 선배 신본기, 김민수와 한창 경쟁 중인 한동희는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준비 중이다.

한동희는 "부상 복귀 후 조급하게 준비했던 게 독이 됐다"면서도 "신인, 2년차라고 해서 실수나 부진이 용인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부진하면 당연히 쓴소리를 듣고, 내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난 2년을 냉정히 돌아봤다.

롯데 허문회 감독은 한동희의 타격 재능이 충분히 살아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고교 무대를 거쳐 지난 2년간 프로에서 보여준 능력이라면 분명 성과를 낼 수 있다는 시각. 허 감독은 "키움 코치 시절 한동희가 데뷔할 때 앞으로 치고 나갈 것이라고 봤는데 그러질 못했다. 상대팀 입장에서 '왜 저럴까' 생각하기도 했다"며 "부담과 트라우마, 안팎의 조언에 집중하기 어려운 환경이었을 것"이라며 심리적 문제 해결을 강조했다.

한동희는 "'훈련 때 미리 준비하고 경기 땐 많은 생각을 할 필요 없다. 자신을 믿고 플레이 하라'는 말씀이 와닿았다"고 스프링캠프에서 얻은 조언을 떠올렸다. 훈련 습관 조성에 초점을 둔 '루틴조'에서 훈련 중인 그는 "내 루틴을 만들면서 최대한 시즌 때 슬럼프가 오더라도 빨리 빠져나올 수 있는 길, 매 경기를 준비하는 방법을 찾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훈련 일정을 통해 내게 맡는 훈련, 내가 쓸 시간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현재까지의 훈련 성과를 두고는 "50점 정도 되는 것 같다. 타석에서 하나만 생각하고 내 스윙을 하는 부분은 긍정적이다. 좀 더 나은 타구를 만드는 게 목표인데, 그 부분은 아직 절반 정도"라고 보완을 다짐했다.

여전히 리그 개막은 안갯속이다. 반복되는 훈련에서 마음을 다잡기 쉽지 않다. 그러나 한동희의 눈은 또렷하게 '반등'에 맞춰져 있다. 한동희는 "집과 야구장만 오가고 있는데, 빨리 시즌이 개막했으면 하는 마음"이라며 "1군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가 또 온다면 이번엔 후회보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을 최대한 해보고 싶다"고 의지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