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보면 당연한 일. 하지만, 우여곡절은 있었다.
여자농구와 프로배구에 이어 남자 프로농구도 리그를 중단했다.
한국농구연맹(KBL)은 24일 서울 신사동 KBL 센터에서 이사회를 가지고 코로나 19 여파로 인한 전면 리그 중단을 선언했다. 여기에는 몇 가지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다.
예정된 수순이긴 하다. 일단 사회적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한국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 중이다.
정부는 이미 거리두기 강화의 일환으로 4월5일까지 체육관 등 다중이용시설 운영중단을 강력하게 권고한 바 있다.
이미 WKBL과 프로배구가 시즌을 중단한 상황.
KBL 입장에서는 시즌 중단에 따른 여러가지 문제점이 발생할 수 있다. 재정적 문제가 상당히 불거질 수 있다. 손해가 막심하다.
이사회에 참석한 A 단장은 "각 구단이 적게는 3억원 많게는 5~6억원의 손실이 발생한다. 그리고 KBL 자체적으로도 손실액이 많다"고 했다.
이사회에서는 각 구단 협력업체 종사자 지원금, 심판, 경기원, 판독관, 분석관 등을 대상으로 수당을 지급할 빙침.
하지만, 여전히 몇 가지 문제들은 있다. 일단 타이틀 스폰서 문제가 있다. 그동안 남자프로농구는 챔피언결정전 우승팀이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정규리그가 비정상적으로 끝난 상황에서 DB와 SK가 공동 1위를 차지했지만, 두 구단이 타이틀 스폰서를 책임지기는 당위성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 부분에 대해 추후 이사회에서 결정되는 상황. 즉, 불투명하다.
또, 올 시즌 메인 중계를 맡고 있는 SPO TV에 대한 손실액 보전의 문제도 있다.
여기에 대해 이사회에서 "SPO TV와 협의해야 할 사항이다. 일단 천재지변에 의한 것이라는 이해를 구하고, 손실액에 대해서는 이번 여름 개최할 예정인 FA컵에 대한 중계료를 받지 않고 추진할 수 있도록 협의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문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에 그동안 KBL의 분위기는 리그 연기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이미 3월1일부터 28일까지 연기한 상황.
정부에서 '사회적 거리두기' 특단 대책으로 4월15일까지 체육관 대관 등의 강력한 자제 권고가 있었다.
즉, KBL은 그동안 4월15까지 2차 연기를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 이후, 무관중 경기를 통해 정상적 리그 운영을 하겠다는 계획도 있었다. 실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잠실학생체육관과 안양실내체육관 등 2곳에서 리그를 치를 플랜 B까지 마련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코로나 19 전파에 대한 위험성이 여전한 상황. 사회적 분위기도 엄중했다. 여기에 구단 내부의 의견도 리그 재개가 부정적 상황. 또, 외국인 선수 수급 문제까지 겹치면서 리그의 정상적 운영이 쉽지 않게 됐다. WKBL과 프로배구가 리그를 중단한 상황에서 무관중 경기를 강행할 명분마저 없어졌다.
결국,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였던 KBL 이사회는 무난하게 의견이 모아졌다. 리그 연기 이후 재개에 대한 주장은 없었다. 이사회에 모인 10개 구단 단장들은 만장일치로 리그 조기 종료에 합의했다.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남아있다. 시즌을 정상적으로 치르지 않은 상황에서 선수 연봉 보전에 대한 문제, KBL이 중점을 두고 있는 재정손실 보전에 대한 문제 등이 있다.
하지만, 이런 이슈도 가장 기본적이면서 중요한 '건강'과 '사회적 공감대'를 넘어설 수 없었다. KBL이 마지막으로 시즌을 종료하면서 올 시즌 겨울 스포츠는 공식적으로 막을 내렸다. 씁쓸하긴 하지만, 어쩔 수 없는 필요한 선택이었다. 신사동=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